[수요칼럼] 진정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수요칼럼] 진정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 승인 2023.10.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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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원 ㈜데씨제 대표, 인간공학박사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는 내년 총선을 앞둔 마지막 공직 선거라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선거로 평가받았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힘 김태우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에게 17.15%의 차이로 패배하였다. 이후 선거 패배에 대해 국민의 힘 내부에서는 책임론과 패배 이유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와 갈등이 나타나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는 누구를 선출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해당 정권과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를 듣는다는 의미도 있다. 따라서 선거에서 승리하면 더없이 좋겠지만, 패배하더라도 반성과 성찰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이번 선거 이후 국민의 힘이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행태들은 과연 진정한 반성과 성찰을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이는 선거 이후 조사된 여론 조사 결과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리얼미터에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10월 2주 국민의 힘 지지율은 32%로 전주보다 4.3%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50.7%로 3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50%대에 진입하였다. 이러한 지지율 하락은 선거 패배보다도 패배 이후 보이는 반성과 성찰이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패배 이후 진정한 성찰과 반성은 우선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문제의 원인을 찾고 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이다. 내가 소속되어 있는 조직이 위기 상황이라고 지각되면, 구성원들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보다는 조직을 위해 쇄신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진정한 성찰과 반성의 시작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국민의 힘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마치 자신은 전혀 잘못이 없는 마냥 다른 사람을 탓하기에 급급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의 기자회견도 이런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 이준석 전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은 개인적으로 볼 때 결코 틀린 이야기도 아니고 격하게 공감되는 내용도 있었지만 기자회견 시기는 분명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선거 패배 이후 이러한 모습은 아무리 당을 위한 충심에서 한 발언이라 할지라도, 반성과 성찰의 태도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자칫 당의 위기 상황을 개인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악의적 의혹을 받을 수도 있다. 이준석 전 대표도 결국 국민의 힘에 영향력 있는 구성원 중 한명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 패배에 본인 역시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설령 구체적인 개입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보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국민의 힘의 가장 큰 문제는 내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조직에서 내부에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하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갈등양상으로 비쳐지는 것은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갈등들이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한 건강한 갈등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아 보이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거대 양당 중심에서 더불어민주당 또한 좋은 상황이 아님에도 정권을 잡고 있는 여당이 민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렇기에 문제는 내부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민의 힘이 해결해야 될 가장 우선적 문제는 건강한 담론을 통한 정당의 단합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단합 없이는 선거 패배를 결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을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결코 순진하지도 어리석지도 않다. 따라서 진정성이 없는 정치적 혁신이나 개선방안 만으로는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혁신이나 개선방안이 진정성을 얻기 위해서는 그 사안이 구체적이어야 하고, 왜 그러한 혁신과 개선방안을 제시했는지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국민의 힘에서도 선거 패배 이후 3대 혁신방향과 6대 실천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많은 국민에게 정치는 애증의 대상이다. 정치에 대해 실망하기도 하지만, 항상 변해야 한다는 애정도 가지고 있다. 이번 패배를 계기로 국민의 힘이 국민에게 실망보다는 희망과 신뢰를 주는 정당으로 거듭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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