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붕에서 떨어지는 사람들
[기고] 지붕에서 떨어지는 사람들
  • 승인 2023.10.1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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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표 안전보건공단 대구서부지사 지사장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9월이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가을이 시작되었다. 장마와 폭염으로 인해 더디게 진행되던 건설 현장도 차츰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의 건설 현장 사망사고를 주요 위험요인별로 분석해 보면, 『비계』 다음으로 위험한 요인이 바로 『지붕』이었다. 지붕공사 사고 사망자 수는 3년간 125명으로 건설업 사망사고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계절별로 살펴보면, 장마와 태풍 피해가 끝나고 공장과 축사의 지붕 개보수 작업이 집중되는 시기인 가을에 발생한 사망사고가 54명(43.2%)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부터 겨울이 오기 전까지가 지붕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인 것이다.

지붕공사의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대부분 공사 금액 50억 미만의 소규모 현장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1억 원 미만의 공사 현장에서 92명(73.6%)이 발생했고 1~50억 원 공사 현장에서 30명(24%)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축사·공장·창고 지붕의 보수·교체 작업은 소규모의 초단기(1~2일) 공사이기 때문에 산업안전 당국에서 현장을 파악하여 지도·감독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지붕공사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공사 현장에 대한 직접적인 감독·점검보다는 교육과 지도를 통해 안전의식과 안전조치를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여 전문건설업체 본사와 작업 현장을 방문하여 주요 사고 사례, 안전조치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지붕이라는 구조물은 설치 후 오랜 기간 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노후의 정도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채광창의 경우 세월의 흔적으로 인해 보기에는 튼튼해 보일지라도 오랜 기간 햇빛과 비바람에 노출되어 쉽게 파손될 수 있다. 지난 6월 강원도에서 연이어 발생한 지붕공사 사고가 밟고 있던 채광창이나 유리가 파손되어 4~6미터 높이에서 추락한 경우였다.

이런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는 채광창 부분을 금속 재질의 그물 모양으로 제작한 안전덮개로 덮어서 파손을 방지하는 것이다. 채광창 안전 덮개를 구매하는 비용의 70%까지 국가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지붕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예방하는 핵심 키워드는 "지붕에서 언제든 떨어질 수 있다"는 위험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다음의 안전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

첫째, 지붕 밑에서 작업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고소작업대, 비계 등을 이용해 지붕에 오르지 않고 작업)

둘째, 지붕 가장자리에 안전 난간 또는 추락방호망을 설치한다.

셋째, 작업통로용 발판과 안전덮개를 설치한다. (지붕이 뚫리거나 무너지는 사고를 예방)

넷째, 안전대와 안전모를 반드시 착용한다. (위기의 순간 피해를 최소화)

부디 지붕공사를 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안전수칙을 잘 지켜서 더 이상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소중한 목숨을 잃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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