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산수화들은 소박하고 담백한 느낌을 준다. 민화 속에는 중국의 소상팔경, 우리 나라의 금강산, 관동팔경, 단양팔경 등의 경치가 펼쳐진다.
고려 후기 이후 소상팔경도가 유행하다가 18세기부터 금강산도를 비롯한 진경산수화가 산수화의 주류를 이루게 된다.
하지만 최근들어 미술계에도 퓨전바람이 불면서 전통 진경산수화 작품을 접하기는 매우 어렵다.
한국화와 서양화의 경계가 서서히 무너지면서 새로운 화법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월의 변화속에서도 43년간 오로지 전통산수화만을 고집해 온 김영진 선생은 유화가 대세인 지금도 먹물과 한지만으로 실경 산수를 그리고 있다.
산과 바위, 우거진 산림, 골짜기로 흐르는 물 등 그의 그림들은 산을 그리면서 시를 읊으면서 물소리도 들을 수 있는 안목을 터준다.
항상 그는 그림 그리는 것을 가리켜 "고뇌에 맺힌 한(恨)을 풀어내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로 인해 이번 전시회는 "한을 그저 혼자만 풀고 갈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한을 대신해서 풀려는 의도의 전시회"라고 설명한다.
실제 작가의 한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그는 "삶이 여의치 못해 생기는 고뇌와 고통, 우리 모두의 가슴에 담겨 있는 아픔"이라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 김영진 작가는 산에 오르지 않아도 산을 만끽하고 강을 건너지 않아도 강바람을 피
부에 맞고 집에서 들과 산을 즐길 수 있는 진경산수화의 묘미를 그대로 전달해 준다.
"그림은 소리없는 시(詩)"란 말을 자주하는 그는 스승이나 다름없는 개자원의 거속(去俗)편을 항
상 인용한다.
"북.먹의 치졸은 금물, 좋은 그림은 장사꾼의 그성이 엿보여서는 안된다"는 대목을 힘줘 말하며 "그림을 그리면서 돈을 생각하면 속기가 생겨 예술성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한편 김영진 작가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문인화 특별대전 입선을 시작으로 한국현대미술대전 특,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 한국문협 영남미술문학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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