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인요한 혁신위가 꼭 해내야 할 일
[대구논단] 인요한 혁신위가 꼭 해내야 할 일
  • 승인 2023.10.3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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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대기자·전북대 초빙교수
명색이 여당인 국민의힘이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일개 구청장 선거에 올인했다가 참패를 당하자 어마 뜨거워라 국민의 여망이 어디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은 그나마 늦었지만 잘 한 일이다. 인요한이란 이방인 아닌 이방인을 모셔다 혁신위원장으로 모셨다. 인요한은 엄밀하게 따지면 미국 사람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모든 학교과정을 한국에서 마쳤고 한국인으로 특별귀화까지 한 사람이다. 그가 구사하는 전라도 사투리는 현지 사람 못지않게 구수하다. 순천태생으로 연세대의대 교수인 의사다. 그가 정치를 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지만 내년 총선에 서울에서 입후보하라는 권유를 받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총선후보가 아니라 공천을 좌우하는 막강한 혁신위원장으로 발탁되었다. 그의 혁신위원장 취임은 전격적이었지만 가장 날카로운 비판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야당에서는 묵묵부답이다.

한마디로 허를 찔린 셈일까. 호남을 기반으로 한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출신을 여당에 빼앗긴 것이다. 그동안 오랜 시일을 두고 인요한이 가지고 있는 가치에 대한 검토가 없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러나 호남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민주당 지지자와 당 지도부에서는 구태여 그를 영입하지 않더라도 정치지망생은 널려 있는 판인데 평지풍파를 일으키면서까지 스카웃하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았을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인요한이 여당으로 넘어가고 혁신위까지 맡았는데도 가타부타 한마디 논평이 없다는 것은 관심꺼리가 안 되는 것처럼 입을 다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인요한의 활동범위는 커진 셈이고 폭은 넓어졌다. 그는 당 대표 김기현과 만나 혁신위를 맡은 후 “무서을 정도로 많은 권한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노련한 김기현은 구청장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된다는 여론이 무성했으나 임명직 사퇴로 무마하고 혁신위를 출발시키는 단안을 내리면서 혁신위 권한을 보장한 것이다.

이제 혁신위는 막강한 책임을 가졌다. 12명의 위원선정도 끝났다. 과거 같으면 현역의원들의 면면이 위원 절반은 차지했겠지만 겨우 1명으로 마감했다. 김경진위원을 빼고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여성위원을 포함하여 대부분 크게 이름이 알려진 사람은 없는 듯싶다. 그들은 내년 4월에 있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야당이 우세한 수도권을 어떻게 요리하느냐 하는 점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가 공천자를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공천의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당이 수용하지 않을 수 없는 절대적인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당의 화합문제도 눈앞에 닥친 현안이다. 홍준표·이준석·김재원 등이 징계를 받고 사실상 당원권 행사를 못하고 있다. 더구나 안철수는 이준석의 제명까지 추진 중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징계를 풀어 화합도모에 일익이 되도록 하는 것이 우선순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정치인의 생명이 걸린 지역구 공천이다. 모두 나름대로 연고지를 가지고 있다. 이는 선거를 시행하는 어떤 나라에서도 불변의 법칙이다.

우리나라는 영호남과 충청권 그리고 수도권이라는 지역연고가 확연히 갈라져 과거 3김만 재미를 봤다. 그 여파가 지금까지 계속되어 정치를 엉망으로 흔들어 놨다. 이번에 부산에서 3선을 한 하태경이 스스로 서울출마를 선언했다. 모두 그를 본받아야 한다. 인요한위원장이 영남에서 스타의원들은 자진해서 수도권으로 옮겨야한다고 희망사항을 발표했다. 김기현·주호영의 실명도 거론했다. 한 지역에서 4선, 5선한 사람은 가슴이 뜨끔하겠지만 혁신위의 결의가 굳세면 군말 없이 따라야 할 것이다. 호남지역은 국민의힘이 포기하고 있지만 발상의 전환으로 선보이지 않았던 인사를 발굴하여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면 몇 사람이라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총선은 물러설 수 없는 최전선이다. 혁신위가 너무 많은 일을 하려고 해서는 실패할 수도 있다. 기본적인 위 사항들에만 집중하여 실행한다면 크게 기세를 올릴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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