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석의 통상이야기] 최근 유가 상승 요인과 영향 및 전망
[손수석의 통상이야기] 최근 유가 상승 요인과 영향 및 전망
  • 승인 2023.11.0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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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석 경일대학교 국제통상학전공 교수
금년 초 배럴당 60달러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9월 하순에는 94달러대까지 상승하며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는 세계 3대 원유인 WTI(서부텍사스 중질유), 브렌트유, 두바이유의 가격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3대 원유 중에 브렌트유가 가장 넓은 지역을 공급하고 있으며, 가격이 가장 비싸게 유지되고 있다. 그래서 브렌트유 가격은 유럽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기준가격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거래되는 원유의 70%가 브렌트유 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두바이유를 주로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어 현재 두바이유 가격이 우리나라 유가와 연관되어 있다.

국제유가는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며, 달러 환율, 금리, 원유재고량, 선물시장에서의 원유 투자에 대한 수요공급, 대체에너지의 수요증감 등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최근 유가가 바닥을 찍고 다시 상승하게 된 원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세계 석유 생산 2위인 사우디의 원유 감산 발표와 3위인 러시아의 원유 수출 제한 발표로 인한 공급 감소를 들 수 있다. 사우디는 금년 하반기에 상반기 대비 1일 평균 120만 배럴(세계 공급의 1.2%)의 감산을 발표하였으며, 러시아도 상반기 대비 30만 배럴의 원유 수출을 감소시키기로 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세계 원유생산의 25%를 차지하고 있기에 이들 양국의 원유 감산 발표는 유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둘째, 중국과 인도 등의 석유 수요 증가를 들 수 있다. 중국은 9월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8일간의 국경절 황금연휴로 인해서 자동차와 여객기 등의 원유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하루 출입국 인원은 대략 158만 명에 달하며, 작년 대비 3배나 증가하였다. 한편, IEA(국제에너지기구)는 금년 1월 중국과 인도 등의 파격적인 경기 부양책 실시에 따라 전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1억 170만 배럴로 사상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셋째, 미국 전략비축유 방출이 마무리됐고, 다시 원유를 비축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금년 상반기에 2,6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유 부족에 대비해 다시 비축에 들어갔다. 그리고 금년 9월 12일 토네이도 ‘대니얼’에 의해 리비아에 대홍수가 발생하면서 원유 수출 항구 7개 중 4곳의 운영이 중단되어 다시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 밖에도 지난 10월 7일 발생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유조선 공격과 같은 지정학적 요인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국제유가 상승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을 유발하여 가게 소비지출과 기업 투자지출을 감소시켜 경제성장률 둔화와 GDP(국내총생산) 감소를 초래한다. 따라서 정부나 기업들은 유가 상승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향후의 유가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을 초래한 사우디와 러시아 측의 공급 감소 요인은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한 요인이다. 즉, 유가 상승으로 인해 글로벌경제가 침체하면 사우디와 러시아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적당한 수준에서 공급을 관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로 인한 석유 수요 증가도 일시적 요인이며, 중국과 인도 등의 경기도 단기적으로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미국의 원유 비축으로 인한 수요 증가의 영향도 단기적이고 제한적이다.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이 겹치면서 공포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유가가 일시적으로 100달러를 넘을 수는 있어도 그 이상으로 크게 치솟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국제유가가 큰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이란 외무장관이 이슬람 국가들로 하여금 이스라엘에 대한 석유 수출 금지를 촉구하면서 국제유가가 93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BoA(Bank of America)는 중동에서 석유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단행되면 국제유가는 130달러 이상으로, 세계 공급이 1일 200만 배럴 감소하면 15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전세계 원유 물동량의 20%(하루 평균 약 1,700만 배럴)가 지나가는 길목인 호르무즈해협이 장기간 폐쇄될 경우 유가는 250달러 이상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관련 리스크 감소, 세계 경기 침체 우려 심화,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 증가 등으로 인한 원유 수요 약세 조짐에 따라 유가가 2주 연속 하락하며 11월 4일에는 두바이유 가격이 8월 말 이후 최저수준인 배럴당 85.93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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