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마블 두번째 이야기 ‘더 마블스’, 위기의 우주 구할 ‘걸벤져스’ 떴다
캡틴 마블 두번째 이야기 ‘더 마블스’, 위기의 우주 구할 ‘걸벤져스’ 떴다
  • 김민주
  • 승인 2023.11.0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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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리더인 캡틴 마블과
섬세한 램보·미즈 마블의 조화
유쾌한 분위기 유지하면서
액션에서 각자의 색깔 뚜렷
배우 박서준 할리우드 데뷔작
분량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
수년간 확장 거듭한 시리즈
이야기 따라가기 어려울수도
더마블스
영화 ‘더 마블스’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세계관 속 슈퍼히어로 ‘캡틴 마블’이 돌아왔다. 캡틴 마블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천둥의 신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에게 인정받고, MCU 사상 최악의 빌런 타노스(조시 브롤린)와 혼자 육탄전을 벌이면서도 뒤지지 않는 힘을 보여주며 가장 막강한 히어로임을 입증했다. 영화 ‘더 마블스’는 혼자서는 극복하기 힘든 거대한 위기를 맞은 캡틴 마블이 두 여성 히어로와 함께 ‘더 마블스’라는 새로운 팀을 꾸려 빌런에 맞서 싸우며 MCU 속 새로운 세계관을 펼쳐낸다.

은하계를 수호하는 ‘캡틴 마블’(브리 라슨)이 빛을 흡수하는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전혀 다른 시공간에 떨어지게 된다. 이런 현상은 친구 마리아 램보의 딸인 빛의 파장을 조작하는 히어로 ‘모니카 램보’(티오나 패리스), 빛을 활용해 자유자재로 무기를 만들어내는 ‘미즈 마블’(이만 벨라니)에게도 나타난다. 빛을 활용하는 초능력이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은 각기 다른 공간에서 활동하다가 뜻하지 않게 얽히게 된다. 이들이 운명의 장난에 휘말리게 된 이유는 크리족의 리더 다르-벤(자웨 애쉬튼) 때문이다.

캡틴 마블 때문에 자신의 행성인 할라와 종족이 위기에 처했다고 믿는 다르-벤은 복수의 칼날을 갈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온 우주를 휘젓는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캡틴 마블과 램보, 미즈 마블 세 명의 히어로는 뜻하지 않은 팀플레이를 시작한다.

캡틴 마블의 광팬인 미즈 마블은 캡틴 마블과 함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행복하지만 나머지 둘은 이 상황이 불편하기만 하다. 어린 시절, ‘곧 돌아오겠다’는 캡틴 마블의 약속을 믿었던 램보는 끝내 지구로 오지 않았던 그녀에 대한 응어리를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세 사람은 지구를 넘어 모든 우주가 평화롭게 유지될 수 있도록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슈퍼 히어로다. 소중한 것들을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로 뭉친 이들은 마블의 그 어떤 팀보다 빠르게 합을 맞추기 시작하며 막강한 시너지를 발휘한다.

묵직한 리더 캡틴 마블과 섬세한 램보, 젊은 혈기에 활기찬 미즈 마블의 조화는 매력적이다. 유쾌한 분위기를 꾸준히 유지하는 가운데 액션에서는 각자의 색깔이 뚜렷하다. 화려한 몸놀림을 구사하는 미즈 마블은 볼거리를 만들고, 캡틴 마블은 힘으로 제압하며, 램보는 감정을 펼친다. 서로 능력을 발휘할 때마다 위치가 바뀌는 것을 몰랐던 초반부 액션에서는 우당탕탕 정신없이 흘러가지만, 원리를 알고 합을 맞춘 뒤에 펼쳐지는 유려한 액션은 빠르고 신나는 비트의 배경음악까지 더해져 안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전 MCU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액션 합을 보는 맛이 상당하다.

단단한 팬덤을 구축한 마블 특유의 유머감각은 이번에도 발휘된다. 캡틴 마블 탄생기를 다룬 전작 ‘캡틴 마블’보다 유머의 농도가 한층 진해졌다. 고양이 같은 형상의 외계 생명체 ‘구스’를 활용한 코미디는 영화 내내 관객들을 미소 짓게 한다. 모두가 깜짝 놀랄만한 능력을 갖춘 구스는 ‘캣츠’의 뮤지컬 넘버와 함께 예상치 못한 상황과 장면을 연출하는데 이 귀여운 모습에 마음을 뺏기지 않을 관객은 극히 적을 듯하다.

그러나 마블 시리즈가 최근 수년간 무한 확장을 거듭해온 만큼 지금껏 벌어진 이야기를 꿰고 있는 관객이 아니라면 온전히 따라가기 어려울 수 있다.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스토리가 주인 특유의 유머나 그들이 느끼는 깊은 감정선을 이해하는 데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디즈니+ ‘완다비전’(2021), ‘미즈 마블’(2022) 시리즈를 미리 시청하고 ‘더 마블스’를 관람한다면 영화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더 마블스’의 연출을 맡은 니아 다코스타 감독은 마블 최초의 흑인 여성 감독이자 1989년생으로 최연소 감독이다. 대기오염으로 뿌연 회색도시가 된 크리족의 행성 할라의 모습은 현실 속 기후 위기에 빠진 지구를 넌지시 비유하고 있다. 이 밖에 비혈연 가족의 형성이나 여성 인권에 관한 이슈도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각기 다른 인종으로 구성된 더 마블스뿐만 아니라 조연, 단역 배우들도 다채로운 외모와 나이대로 꾸려 다양성을 놓치지 않은 것에서 연출자의 섬세한 시선이 돋보인다.

영화 ‘더 마블스’ 알라드나 행성의 얀 왕자역의 박서준.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더 마블스’ 알라드나 행성의 얀 왕자역의 박서준.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무엇보다 ‘더 마블스’는 박서준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으로도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K-콘텐츠의 열렬한 팬인 니아 다코스타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이태원 클라쓰’를 보고 박서준을 캐스팅했다. 박서준이 얀 왕자 역할에 안성맞춤 캐스팅이란 생각이 들었다. 스크린 타임으론 비중이 적지만, 존재감 있는 아주 중요한 역할”이라고 전하며 한국 관객들의 기대를 끌었다. 박서준은 캡틴 마블의 정략결혼 상대이자 노래로만 의사소통이 가능한 행성 알라드나의 왕자 ‘얀’을 연기했다. 감독의 얘기처럼 극 후반부 등장해 분량은 많지 않다. 다 합쳐 5분 남짓이다. 그러나 알라드나 행성 안에서 노래와 춤을 소화하는 그의 첫 등장은 국내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더 마블스’는 어벤져스 2기에 카밀라(미즈 마블)를 편입시키기 위한 징검다리임을 숨기지 않는다. 카밀라의 더 넓은 세계관 확장이 시작되는 쿠키 영상이 기다리고 있으니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기 전까지 극장을 떠나선 안된다.

어렵사리 우주를 구한 ‘더 마블스’가 얼어붙은 관객의 마음을 녹이고 극장가를 구할 수 있을까. 마블 시리즈의 부진을 깨고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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