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송영길과 한동훈-‘방귀 뀐 놈이 성낸다’
[윤덕우 칼럼] 송영길과 한동훈-‘방귀 뀐 놈이 성낸다’
  • 승인 2023.11.1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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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송영길(60)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그가 지난 9일 출판기념회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50)을 “어린 놈” “건방진 놈”이라고 비하하며 반드시 탄핵시켜야 된다고 주장한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에는 비판과 함께 ‘86 운동권 세대 청산론’이 번지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송 전 대표는 자신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도 욕설을 섞어가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자신의 책 출판기념회에서 “한동훈을 반드시 탄핵해야 한다.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디 있나. 이 어린놈이 국회에 와서 (국회의원) 300명 자기보다 인생 선배일 뿐만 아니라 한참 검찰 선배를 조롱하고 능멸하고”라며 “이런 놈을 그냥 놔둬야 되겠나. 내가 물병이 있으면 물병을 머리에 던져버리고 싶다”고 했다. 송영길 전 대표는 행사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에게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전해달라며 “한동훈 반드시 탄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를 물려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는 구세주나 다름없다. 지역구를 물려준 송영길이 없었다면 이재명의 운명은 벌써 종지부를 찍었을 지도 모른다. 송영길로 인해 국민의힘에서 얘기하는 ‘이재명 방탄 5종 세트’가 가능해졌다. 소위 ‘방탄 출마·방탄 당대표 당선·방탄 국회·방탄 단식·방탄 탄핵’이다. 송영길 전 대표는 당 대표 전당대회 당시의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검찰수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저 때문에 지금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불려가서 조사를 받고 그러니까 사실 너무 괴롭고 힘들고 죄송스럽다”며 “이게 무슨 중대한 범죄라고 6개월 동안 이 XX을 하고 있는데 정말 미쳐버릴 것 같다. XX놈들 아닌가”라고 했다. 역시 “정신 차려라”는 비판 댓글이 적지 않았다.

검찰은 2021년 송영길이 당대표로 당선된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캠프 주도로 민주당 국회의원 등 당 고위직 인사들에게 돈봉투를 살포한 의혹으로 수사 중인 사건이다.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 박모씨는 민주당을 탈당한 윤관석 무소속 의원에게 현금 6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를 법정에서 인정했다. 지난 8월 구속 기소된 윤관석 의원은 그동안 모든 범행을 부인하다 재판이 시작되자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최근 돈 봉투를 받은 혐의가 있는 임종성·허종식 민주당 의원에 대한 압수 수색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번 수사는 검찰이 시작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 통화 녹취록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불거졌다. 녹취록에는 윤 의원 등이 돈을 달라고 요구하고 전달한 정황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전남 고흥 출신인 송 전 대표는 2000년 5월 17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전야제 행사 후 386 정치인들이 광주 시내 가라오케에서 술을 마신 일이 논란이 된 “새천년 NHK 사건” 당시 일행과 함께 술자리에 참석한 것이 알려져 구설수에 오른 흑역사가 있기도 하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11일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에게 “건방진 놈” “어린놈” “물병을 머리에 던지고 싶다”고 한데 대해 “고압적이고 시대착오적인 혐오스피치”라고 했다. 한 장관은 입장문에서 먼저 “송 전 대표, 60세 정도된 분”이라며 “대한민국의 60세이신 국민들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사를 이끌어온 분들이고, 지금도 이 사회의 중추적 현역 생활인으로서 사회에 기여하고 가족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어 한 장관은 부패한 일부 운동권을 ‘송영길 전 대표 같은 사람들’이라고 지칭하고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한 장관은 “송 전 대표 같은 사람들이, 어릴 때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로 사회에 생산적인 기여도 별로 없이 그 후 자그마치 수십년간 자기 손으로 돈 벌고 열심히 사는 대부분 시민 위에 도덕적으로 군림하며 이번 혐오스피치 발언에서처럼 고압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생각으로 대한민국 정치를 수십년간 후지게 만들어왔다”고 했다.

한 장관은 또 “송 전 대표 같은 사람들이 이번 돈봉투 수사나 과거 불법자금 처벌 말고도 입에 올리기도 추잡한 추문들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기들이 도덕적으로 우월한 척하며 국민들 가르치려 들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송 전 대표 같은 분들은 굳이 도덕적 기준으로 순서를 매기면 대한민국 국민 전체 중 제일 뒤쪽에 있을 텐데, 이런 분들이 열심히 사는 다수 국민 위에 군림하고 훈계해 온 것이 국민 입장에서 억울할 일이고, 바로잡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속담이 있다. 국민들이 판단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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