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복지논단] 복지(福祉) 체감도 높은 지역사회 만들자
[대구복지논단] 복지(福祉) 체감도 높은 지역사회 만들자
  • 승인 2023.11.1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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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윤 대구시사회복지관협회장
보건복지부는 2024년 사회복지 예산을 올해 대비 12.2% 증액한 122조 4천538억 원을 편성했다. 물론 국회를 거치면서 조금은 수정이 되겠지만 복지예산 특성상 큰 변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예산은 정부가 발표한 2024년 총예산 증가율 2.8%보다 무려 4배 이상 높다고 한다. 복지부는 주요 인상 요인으로 사회적 약자 지원 등 국가가 반드시 지원해야 할 분야에 편성했으며 생계급여는 13.16% 증액, 노인 일자리 103만명 선발, 최중증 발달장애인 맞춤형 1대1 돌봄서비스 제공, 가족돌봄청년·고립은둔청년 지원사업 등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늘어나는 정부의 복지예산만큼 사회적 문제나 욕구가 해결되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현실은 그렇지 않은 예도 있는 것 같다. 일례로 출산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예산과 제도들을 도입하여 실시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출산율을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 심지어 2023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3명이라고 한다.

매년 정부나 지자체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주민의 복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새로운 복지 제도를 도입하곤 한다. 그러나 국민이 느끼는 복지 체감도는 예산 증가율만큼 증가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즉 정부의 복지예산 증가가 국민의 일상생활 속에서 얼마나 복지로 체감되느냐의 문제인데, 많은 예산이 사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뉴스를 통해 간간이 전해질 때마다 사회복지현장에서 오랫동안 종사한 한 사람으로서 마음 한구석이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 왜 복지 체감도는 늘어나는 복지예산만큼 비례해서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필자는 그 이유를 원론적으로 복지라는 단어의 의미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복지(福祉)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행복한 삶’이라고 한다. 여기서 행복의 의미는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 이며 그런 삶이 즉 복지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즉 복지 체감도라는 것이 삶에 대한 행복감을 느껴야 하는데, 이것이 단순히 예산이나 복지제도로만 측정하거나 평가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복지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행복이라는 것이 정치, 종교, 교육, 경제 등 다양한 사회적 환경으로 인해 국가, 지역사회, 가족 그리고 개인마다 기준이 달라서 단순히 국가의 복지 제도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지역주민의 복지 체감도를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을까?

아마 이 물음에 명쾌한 해답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정부의 복지제도라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즉 복지제도의 혜택을 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복지에 대한 체감도는 다르기 때문에 지역사회가 어떤 사회적 문제에 대해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가 그 지역사회 의 복지제도에 대한 체감도를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사회의 공동체 의식이 복지 체감도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각자가 속한 지역사회의 환경이나 복지제도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유대관계에 따라 주민들의 삶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개인이 매일 강력범죄가 일어나는 지역에 살고 있다면 불안해서 행복하지 않을 수 있고,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아도 사는 지역이 안전하고 복지제도가 잘 되어있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동체 의식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은 복지제도라는 것이 잔여적이든 보편적이든 개인의 삶에 다양한 방법으로 개입하고 지원되면서 궁극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면, 우리는 국가나 지자체의 다양한 복지 제도를 통해서 지역사회를 만들고, 복지 제도로 해결되지 않는 생각이나 정서적 문제에 대해서는 함께 살아가는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것이 복지 체감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다른 나라의 전쟁 소식을 보면서 새삼 지역사회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을 느낀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복지제도와 공동체 의식이 가득한 마을로 만들어 간다면 어쩌면 늘어나는 복지제도 만큼 복지에 대한 체감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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