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결별 결단내려야
[데스크 칼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결별 결단내려야
  • 승인 2023.11.1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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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환 부국장
이준석 신당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주장에서부터 실제 창당에 나설 경우 여권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주장까지 관측이 분분하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띄우고 있는 영남신당 창당 행보에 정치권의 시선을 쏠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일 대구를 찾은 이준석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게는 가장 쉬운 도전일 수 있지만 새로 뭔가 시도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어려운 도전이 그 아성(대구·경북)을 깨는 일”이라고 영남 신당 창당을 시사했다. 이 전 대표는 또 대구 출마 가능성에 대해 “당이라는 건 혼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저에게 그런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가 있을 때는 당연히 어렵다는 이유로 회피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은 이 전 대표가 최근 영남 신당을 시사한데 이어 대구를 찾은 것은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에는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인 금태섭 전 의원, ‘정치적 멘토’인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과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가졌다. 12일에는 측근 4인방인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천아용인)과 만나 4시간가량 신당 창당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회동에서 신당 창당 시 수도권에 기반을 두면서 ‘보수 텃밭’인 영남권에도 지역구 후보를 대거 출마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자신의 부산 토크 콘서트장까지 찾은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과의 만남을 거부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 출범 뒤 당내의 반발을 감수하며 이 전 대표 징계 취소를 성사시키고, 통합을 위해 손을 내밀었지만 면전에서 퇴짜를 놓았다. 이처럼 혁신위와 마찰을 빚으면서 연일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이 전 대표의 최근 행보를 보면 영남 신당이든, 제 3지대 신당이든간에 국민의힘과 결별은 기정사실 처럼 보인다.

신당의 실체와 관련해서 최근 이 전 대표를 만난 한 정치권 인사는 “국민의힘에 대한 복수 정당의 성격이 강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말대로라면 누구를 망하게 하겠다는 식의 신당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당은 지향하는 가치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비명계, 정의당 등이 이 전 대표의 신당과 선을 긋고 있는 이유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은 표면적으로는 구체화되는 모양새지만 아직 실체가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표의 진짜 속내는 무엇일지에 궁금증이 커진다. 신당을 창당할 것인지, 아니면 몸값을 키워 총선을 앞둔 국민의 힘에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는 의도인지. 어정쩡한 태도로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현 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을 자처하는 이 전 대표가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국민의힘에게도 책임이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측 및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독선’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지난 대선 당시 그는 전략이 자기 뜻대로 작동되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마음에 안 든다고 일정을 접어 버리기 일쑤였다. 이후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사사건건 마찰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민주당에는 쓴소리 한번 안하고 정부와 자당만 비난하며 영남 신당을 띄우고 있는 이 전 대표의 행태가 해당행위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총선이 5개월 여 밖에 남지 않았다. 총선 결과에 따라 현 정부의 운명이 달렸다. 공동운명체인 국민의힘도 더는 이 전 대표에 매달려선 안된다. 같이 할 수 없다면 결별은 빠를수록 좋다. 남은 기간 동안 당을 쇄신하고 총선 준비만도 시간이 촉박하다. 그동안 이 전 대표가 보여준 독선적인 행태에 비추어 볼때 선당후사(先黨後私)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 전 대표도 국민의힘과 함께 할 생각 없다면 자신의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정당을 만들어 국민들의 선택을 받으면 된다. 그리고 선택지가 대구가 아니기를 바란다. 세차례 낙선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 병에서 ‘3전 4기’에 도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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