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신당 창당과 정치의 본질
[수요칼럼] 신당 창당과 정치의 본질
  • 승인 2023.11.1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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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원 ㈜데씨제 대표, 인간공학박사
요즘 정치권의 가장 큰 이슈는 이준석 전 국민의 힘 대표의 신당 창당이 아닐까 싶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50석 이상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있고, 반대로 한 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는 생물이고 선거라고 하는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니 그 결과는 내년 총선 결과를 지켜보면 될 일이지만, 왜 이준석 대표의 신당 창당이 이렇게 뜨거운 주목을 받는가에 대해서는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 소위 이준석 신당이 뜨거운 감자가 된 이유 중 하나는 소위 진보와 보수로 대표되는 거대 양당 체제의 정치적 결과물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 때문이라 생각한다.
사실 양당 체제는 두 개의 정당이 비슷한 세력을 유지함으로 인해, 정국의 안정을 도모하고 책임 있는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영국이나 미국 등은 아주 오랜 역사동안 양당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양당체제의 장점이 대한민국에서는 잘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양당이 끝없는 평행선을 달리면서 책임 있는 정치보다는 책임을 전가하는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는 대한민국의 정치 지지층 분포를 봐도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13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5.5%, 국민의 힘 37.0%, 무당층이 10.8% 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로만 보면 80%가 넘는 국민들이 양당 중 하나를 지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당 충성도가 높은 사람들은 이보다 낮다고 봐야 한다. 왜냐하면 지난 9월에 조사된 여론 조사에서는 무당층 비율이 30%정도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양당 중 하나를 지지하지만 언제든지 정당 지지를 철회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이런 점이 거대 양당 체제의 단점일 수 있다.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의 제약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동력에는 이러한 무당층의 높은 비율이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이는 현재 정치권에서 많이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좋은 정치를 펼쳐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통해 서로 각을 세우는 것으로는 국민들의 더 많은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없다. 좀 더 적극적으로 여론을 수렴하고 민생을 위한 노력을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창당하려는 신당도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포부는 좋지만, 도대체 어떤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만일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반대로 신당을 창당하겠다면, 기존 정치의 반대를 위한 반대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좀 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명확한 명분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이준석 대표는 우리 영남 지역에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당을 창당하고 출마를 어디에 하는 가는 본인의 자유이지만, 왜 영남 지역에 본인이 출마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정치적 이유 말고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원래 국회의원은 해당 지역의 여론을 수렴하여 정책에 반영하는 역할을 하는 해당 지역의 대표자이다. 그것이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그렇기에 해당 지역 주민들이 해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정치를 보면 이런 기본적인 부분을 크게 잊은 듯하다. 지역구 주민보다 정당이 더 우선시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솔직히 중진 의원들이 험지에 출마하고 말고는 정당 문제이다. 그들이 어디에 출마하던 간에 지역구 국회의원은 우리 지역의 현안을 잘 반영해주는 사람이 선출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점에서 이준석 대표가 만일 영남 지역에 출마하고자 한다면 해당 지역에 더 많은 노력과 정성을 쏟아야 할 것이다.

사실 현재 정권과 정치에 불만이 전혀 없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13일 발표된 대통령 지지율은 34.7%밖에 되지 않는다. 국민의 힘 지지율인 37%보다도 낮은 수치이다. 여당인 국민의 힘 지지자 중에서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가 모든 국민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설령 그것이 불가능하더라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할 수는 있다. 이준석 대표의 신당 창당이 어찌되었든 국민들의 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로 변모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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