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경찰서 형사 6팀, 오토바이 쫓다 5인조 강도 검거 ‘열혈 형사들’
수성경찰서 형사 6팀, 오토바이 쫓다 5인조 강도 검거 ‘열혈 형사들’
  • 김수정
  • 승인 2023.11.2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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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잠복 끝에 마약사범 붙잡아
경찰 치고 도주한 수배범 검거
최 팀장, 금오대상 치안 부문 수상
수성경찰서형사6팀
22일 열린 제49회 금오대상 시상식에서 수성경찰서 형사 6팀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수성경찰서 제공

# “손님이 필통 같은 걸 두고 내렸는데 안에 주사기가 있어요”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해 12월 112신고가 들어왔다. 물건을 두고 내린 손님이 당뇨병을 앓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빨리 찾아주면 좋겠다는 바람도 담겼다.

필통 안 내용물을 확인한 대구 수성경찰서 형사6팀은 단번에 눈치챘다. 대리운전 기사의 신고내용을 토대로 곧바로 용의자 파악에 들어갔다. 내용물의 성분 분석도 의뢰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나온 결과는 메소암페타민(필로폰).

지목된 용의자는 대구 00파 행동대장 A씨. A씨는 2년 전 마약류 범죄로 구속된 전력이 있었다.

형사6팀은 잠복에 들어갔다. A씨는 여러 차례 휴대전화를 바꾸는 등 수사망을 피해갔다. 한 달여 끈질긴 잠복 끝에 지인의 집에서 검거된 A씨는 구속된 상태서 재판을 받고 있다.

#올해 7월 한밤 학원들이 몰려 있는 수성구 한 도로에서 한 승용차가 음주 측정하려던 경찰 순찰차를 들이받고 달아났다. 후진하며 순찰차 옆면을 들이받고 역주행도 서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도 크게 다쳤다.

운전자 B씨는 당시 경기도의 한 지방검찰청 출석 통보에 응하지 않아 수배 중인 상태였다. 친구가 타려고 빌린 렌트카를 훔쳐 동창생을 만나러 갔다가 경찰을 보자 도주한 것이다.

급히 도주한 탓에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B씨가 집을 다시 찾을 것으로 판단한 형사 6팀은 조용히 그를 기다렸다. 키우던 강아지도 있었던 B씨는 일주일여만에 나타났고 결국 구속됐다.

#지난 6월 대낮 수성구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강도 행각이 벌어졌다. 헬맷을 쓴 남성 2명이 현금 7천여만원이 든 가방을 뺏으려 피해자를 마구 폭행한 사건이다. 피해자의 저항으로 실패한 일당은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했다.

용의자 파악을 위해 폐쇄회로(CC)TV를 돌려보던 형사6팀은 눈을 의심했다. 우발적이 아닌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임을 확신했다.

분명 2대가 들어왔는데 나갈 때에는 오토바이 1대에 2명이 타고 있었던 것. 그럼 나머지 오토바이는? 몇 번의 확인 끝에 오토바이를 타고 상가주차장에 출입한 용의자와 다른 인물이 나머지 오토바이를 타고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다. 용의자 2명에서 3명이 됐다.

얼마 되지 않아 수입차 한 대가 주차요금을 정산하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그는 바로 두 번째 오토바이 운전자였던 것. 게다가 신용카드로 주차비를 계산한 인물은 또 다른 용의자였다. 2인조에서 5인조 특수강도로 바뀌었다.

형사 6팀은 차량번호를 조회했고 이들이 구미에서 함께 움직이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성경찰서 형사팀 전원이 투입돼 경기도 여주시의 숙박시설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최형섭 형사6팀장은 “남자 5명이 한 방에 있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대장격인 한 명 외에 두 명씩 방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방 세 개가 같이 나간 업소를 대상으로 전략을 짰다”고 말했다.

3개 팀이 투입돼 범행 36시간 만에 일망타진했다. 검거 과정에서 경찰관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고충은 있었지만 중요범인검거에 크게 기여한 형사6팀 막내 김현석 경장은 국수본 심사에서 인정받아 지난 8월 경사로 특진했다.

팀을 이끈 최형섭 형사6팀장은 22일 제49회 금오대상 치안부문에서 유공자로 수상했다.

최형섭 팀장은 “22년간 형사로 열심히 한 보람이 있다. 무엇보다 팀원들이 잘 따라와 준 덕분이다. 나쁜 사람들은 반드시 벌을 받는다는 인과응보를 잊지 않고 더욱 열심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연기자 lj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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