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저 나무처럼 세찬 바람을 안고
순백의 꽃을 피워 본 적이 있던가.
나뭇가지들 시린 가슴 다 드러내고
자욱한 안개 받아내어
환상적인 꽃을 피워내고 있다.
나도 저 나무처럼
헌 누더기 다 벗어버리고
고독에 젖어 보면
저렇게 고운 꽃을 피울 수 있을까.
세속적 잡념을 다 버리고
깊은 명상에 잠겨보면
내 영혼도 저처럼
순백의 꽃을 피워낼 수 있을까.
◇김종근= ‘심상’ 등단. 시집 ‘홍시’ 2011 , ‘모나리자의미소’ 2018. 대구문인협회 시분과 위원장. 대구시인협회 이사, 심상시인회 이사 . 수성구문인협회 회장.
<해설> 이 시는 세 개의 구조로 되어있다. “무엇인가를 본다”로부터 반성과 앞으로의 각오 즉 희망을 노래한 시이다. 시인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꽃을 피워본 적 있던가? 에 의문을 던지면서 세찬 바람을 안고 꽃피우는 나무를 떠올린다. 그 나무는 그냥 나무가 아니다. 시린 가슴 다 드러내고 자욱한 안개를 다 받아낸 나무다. 인고를 겪은 나무인 셈인데 시인 자신도 그 나무를 닮으려 헌 누더기 잡념도 다 훌훌 벗겠다 한다. 아마도 그렇게 해서 이 세상의 그늘을 밝히는 꽃을 피우려는 어떤 시인다운, 고결한 정신이 순백으로 빛나고 있다. -박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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