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의 처음
내 절반은 눈물이다
부들거리는 물살을
끝내는 참지 못하고
한사코
젖은 눈으로
들춰내는 사랑이다
◇ 조명선=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다. 1993년 6회 ‘월간문학’ 시조 부문 신인작품상 당선. 수상 ‘대구시조문학상’, ‘전영택문학상’. 시집: 현대시조 100인선 ‘3×4’, ‘하얀 몸살’, ‘동인시영아파트는 이제 없다’이 있다.
<해설> 슬퍼서 혹은 기뻐서 눈이 흘리는 물이 눈물 아닌가. 물론 사람들은 왜 우느냐고 물으면 핑계로 눈에 무언가 들어가서 눈물이 난다고도 하지만 눈물은 분명 어떤 내면의 감정이 밖으로 새어 나오는 인체의 한 작용인 것이다. 결국 눈은 다른 오감 기관과는 달라서 마음의 창이라고도 하지 않던가. 시인은 아마도 눈물을 흘리며 잘 우는 성향인 것도 같은데, 그래도 눈물을 흘리며 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울어야 하는데 눈물이 나지 않는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팝아트의 거장 로이 리히텐슈타인이 그린 <행복한 눈물>이 있는 것처럼, 시인에게도 젖은 눈으로 들춰내야 할 세상의 여러 어두운 구석이 있다. 진정 값진 눈물을 향한 더 많은 의미의 눈물이 조명선 시인의 시에서 반짝이기를 기대해 본다.
-박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