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삼고초려와 토사구팽은 일란성 쌍둥이
[수요칼럼] 삼고초려와 토사구팽은 일란성 쌍둥이
  • 승인 2023.12.0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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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광 대구경북소비자연맹, 경제학 박사
인간의 생활수준은 사회와 정치 그리고 기술 진보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발전한다, 변화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인간의 밑바탕에 숨어있는 본성이며, 그것은 아마 권력의지가 아닐까 한다. 공리주의자들은 인간이 쾌락을 경험하고자 하는 욕구에 의해 동기가 발생하며, 니체는 힘과 권력을 향한 권력의지가 인간의 욕망을 형성하여 동기를 유발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니체는 권력을 활용하는 것이 개인의 성장과 고유한 잠재력 개발에 필수적이며, 창조적이고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사회가 혼란하면 권력의지를 가진 인물들이 자천타천으로 등장하며, 백성들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참신한 인물에 대한 열망이 높다. 기득권을 가진 인물로는 혼란한 사회를 바로 잡아 줄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인물을 갈망하는 것은 시대를 초월한다. 중국의 고전인 『삼국지』, 『초한지』, 『수호지』 등에 등장한 인간 군상들의 활동을 반면교사 삼아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재조명하는 것이 상식이다.

권력을 향한 첫발을 내 딪을때 주로 인용되는 고사숙어는 '삼고초려'이다. 유비는 세 번씩이나 제갈 량의 초가집을 방문하여 마음을 얻었다. 권력을 잡은 후에는 왕권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잠재적으로 위협이 되는 공신을 제거하면서 토사구팽'이 언급된다. 즉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먹는다는 뜻이다. 새로운 왕조가 수립된 이후 권력의 생리를 간파하고 권력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공신은 살아남지만, 창업 지분을 요구한 공신은 희생양이 되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다.

한나라 유방이 자신보다 강한 초나라 항우를 이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장량, 한신, 소하가 있었다. 군사인 장량은 병사를 움직여 무엇을, 어떻게 얻을 것인지 전략을 만든다. 한신은 탁월한 심리전과 용병술로 전투를 지휘하며, 소하는 전투를 수행할 병사와 전쟁에 사용할 물자를 원활하게 공급한다. 전략을 수립한 장량과 전투를 지휘한 한신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소하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다. 소하는 점령한 지역에 대한 인구나 토지 조사를 통해 백성들의 원성을 최소화하면서 전쟁 물자와 지원 병력을 보급함으로써 전쟁을 지속할 수 있게 한 인물이다.

전쟁을 승리로 이끈 한신은 왜 토사구팽을 당했을까? 유방은 자신의 곁에서 참모 역할을 한 장량은 믿을 수 있지만, 멀리 떨어져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한신과 소하에 대해서는 경계를 했다. 소하는 항상 몸을 낮춰 의심을 피했지만 한신은 의심을 받았다. 한신은 형세가 불리하게 전개된 항우가 제안한 천하삼분을 거절했다. 또한 한신은 왕을 시켜주지 않는다고 원군을 보내지 않아 초나라를 추격하던 한군이 고릉에서 패배한 원인을 제공했으며, 결국 한신은 유방에게 봉지를 받은 후 양나라 왕에 임명된 팽월과 함께 군사를 움직여 해하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오늘날에는 선거를 통해 권력을 두고 패권을 다툰다. 내년 4월에 치러질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벌써 공천권을 두고 물밑에서 벌어지는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여당은 혁신위원회와 당대표 사이에 공천권을 두고 다투고 있으며, 야당은 친명계와 비명계 사이에 이미 탐색전을 마쳤다. 이번 총선을 두고 벌어지는 여야 공천 경쟁에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지난 대선에서 기여한 공신을 공천할 것인냐, 배제할 것인냐 이다. 다른 하나는 여당의 경우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맞는 공천인 반면 야당은 이재명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한 방탄 공천에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

왕조시대에는 큰 공을 세운 인물이라 해도 왕의 의심을 싸고 왕권에 위협이 된다면 '토사구팽'을 시킨다. 민주주의 시대에는 설령 정치적으로 토사구팽이 되었다고 해도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치적 환경이 바뀌면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큰 선거를 앞두고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는다. 또한 자칭 공신들은 이번 개각이나 공천 때 연락이 오겠지 오매불망하며 전화기를 놓지 못한다. 그러다 부름을 받지 못하면 토사구팽 당했다고 한다. 삼고초려와 토사구팽은 일란성 쌍둥이다.

백성들이 찾는 인물은 소하 같은 인물이 아닐까.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민생을 챙기는 인물이라 존재감이 없다고 비판받지만 꼭 필요한 존재다. 조명을 받는 인물들이 쏟아내는 비판을 보면 미래 사회를 위한 비전이 없다. 평소에는 호남을 방문하여 지역통합을 외치지만 막상 선거가 임박하면 대구를 찾는다. 국회의원은 국가 아젠다를 다루지만 그렇다고 지역사회를 위한 기여도가 낮은 인물이 필요할까. 경쟁이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공천 기준을 정립하여 잘 솎아 내야 한다. 그렇다고 국정운영과 방탄을 위한 공천은 피로감만 높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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