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신축 아파트 단지서 박쥐 잇따라 출몰
서구 신축 아파트 단지서 박쥐 잇따라 출몰
  • 류예지
  • 승인 2023.12.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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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충망에 거꾸로 매달려 미동 없어
전문가 “서식지 변화 인해 발견
따뜻한 수건 갖다대면 날아갈 것”
평리뉴타운 박쥐
최근 대구 서구 평리뉴타운의 한 신축 아파트 방충망에서 박쥐가 발견됐다. 독자 제공
재개발이 한창인 대구 서구의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 박쥐가 잇따라 출몰하고 있다.

10일 서구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서구 평리동의 A아파트에서 박쥐가 발견됐다. 당시 박쥐는 방충망에 몸을 고정하고 거꾸로 매달려 미동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아파트뿐만 아니라 인근의 다른 신축 아파트에서도 박쥐가 붙어 있었다는 목격담이 속속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쥐가 출현한 곳은 ‘평리뉴타운’의 아파트다. 평리뉴타운은 서구가 추진 중인 재개발 사업 중 하나로, 최근 일부 아파트들이 공사를 마치고 입주를 시작했다.

전문가는 재개발로 서식지를 잃은 박쥐가 아파트에서 동면기 거처를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쥐는 보통 가을이 시작되는 10월부터 다음 해 5월까지 겨울잠을 잔다. 도심에서 주로 발견되는 ‘집박쥐’는 도심이나 인근 민가 주변을 중심으로 건물이나 콘크리트 등 좁은 틈에 서식하고 있다. 재개발이 진행되며 서식 환경이 바뀐 지역에서 이따금 발견되기도 한다.

홍성원 경북대학교 생태환경대학 말/특수동물학과 교수는 “새 아파트에서 박쥐가 발견되는 것은 서식지의 변화가 가장 큰 이유다. 동면기 타이밍을 놓친 박쥐들이 편하고 따뜻한 고층 아파트에 붙어 버리는 것”이라며 “쫓아내지 않는 이상 그 상태로 겨울을 보낼 수도 있다.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으나 영양분과 수분 섭취를 하지 못하면 폐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쥐를 안전하게 쫓아내기 위한 방법으로는 “박쥐는 온도가 떨어지면 동면에 들어가기 때문에 아기 머리를 말리듯 드라이기를 쐐 주거나 따뜻한 수건을 갖다 대면 잠에서 깨 스스로 날아갈 것이다. 직접적으로 만지면 물릴 수 있으니 접촉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직접 날아가지 않을 땐 야생동물치료센터 등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조언했다.

아직까지 서구청에 접수된 신고나 민원은 없다. 구청 관계자는 “뉴스와 기사를 통해 접한 적은 있는데 서구에서 발견됐다는 이야기는 처음”이라며 “최대한 건드리지 말고 스스로 날아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고 당부했다.

류예지기자 r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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