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클래식 음악 기틀 다진 이기홍을 기리며~, 대구시향 정기연주회 15일
대구에 클래식 음악 기틀 다진 이기홍을 기리며~, 대구시향 정기연주회 15일
  • 황인옥
  • 승인 2023.12.1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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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상임지휘자로 15년 이끌어
창립 공연 레퍼토리 초심 다잡아
후반부엔 리스트·베토벤 등 연주

 

이기홍 생전 모습
이기홍 대구시향 초대 상임지휘자 생전 모습.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 제501회 정기연주회는 고(故) 이기홍(1926~2018) 초대 상임지휘자 추모 음악회인 ‘위대한 여정의 시작’으로 진행된다. 공연은 15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이기홍은 한국전쟁 이후 온 나라가 폐허나 다름없던 시절, 대구에서 클래식 음악의 기틀을 다지고 대구시향 창단을 이끈 대구시향 초대 상임지휘자다. 1950년 서울대 음악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1969년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악원 지휘를 전공했다. 1957년 바이올린 제자들을 중심으로 대구현악회을 창설하며 같은 해 대구교향악단 창단을 견인했다. 이후 1958년 대구관현악단, 1963년 대구방송관현악단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창립공연을 했다.

이런 노력 끝에 1964년 11월 대구시향을 창단, 초대 상임지휘자(1964. 11~1979. 5)로 15년간 이끌었다. 이후 부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2년간 활동했으며, 부산 경성대 음악대학 교수로 1997년 퇴임 때까지 후학 양성에 힘썼다.

이날 공연의 레퍼토리는 59년 전, 대구시향의 시작을 알렸던 창립공연 연주곡이다. 새로운 상임지휘자 백진현과 대구시향은 그때 그 무대를 재연하며 대구시향이라는 이 ‘위대한 여정의 시작’을 관객과 함께 조명하고 초심을 다잡는 계기로 삼는다.

4. 대구시향 제499회 정기연주회 공연 모습
대구시향 제499회 정기연주회 공연 모습(작은 사진은 백진현 상임지휘자).

대구시향은 1964년 11월 25일 발단식을 하고, 이기홍 지휘자의 지휘로 12월 17일~18일 양일간 대구방송국 공개홀(KG홀, 현. 대구콘서트하우스 자리)에서 창립공연을 했다. 당시에는 교향곡, 바리톤 독창, 피아노 협연, 오페라 서곡 등의 순서로 진행됐으나, 이번 무대에서는 서곡, 협주곡, 교향곡으로 이어지도록 연주 순서만 일부 변경했다.

이날 공연에선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루드밀라’ 중 서곡으로 문을 연다. ‘전속력으로 질주하듯이’라고 지시돼 있을 정도로 매우 빠른 속도로 경쾌하고 화려한 악상을 쉬지 않고 연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어 바리톤 노운병(경북대 교수)이 현제명의 한국 가곡 ‘그 집 앞’과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더 이상 날지 못하리’를 부른다. 대구 출신 작곡가 현제명이 1933년 작곡한 ‘그 집 앞’은 이은상 작사로 단조로운 반주 위에 그리워하는 마음을 절제하듯 담담히 전달하고 있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더 이상 날지 못하리’는 오페라의 1막 6장에서 ‘피가로’가 부르는 아리아다.

이후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중 서곡을 들려주고, 김희조 편곡의 한국민요 모음곡 ‘방아타령’, ‘베틀가’, ‘천안삼거리’를 오케스트라 연주로 들려주며 전반부를 마무리한다. 김희조는 서양음악과 한국 전통 민속음악의 결합을 통해 민요의 대중화 및 현대화에 기여한 작곡가다.

후반부에는 피아니스트 이미연(영남대 교수)과 리스트 ‘헝가리 환상곡’을 연주한다. 리스트가 기존에 작곡한 ‘헝가리 랩소디 제14번’을 편곡한 것으로, 헝가리 민요에 의한 환상곡을 원곡으로 하기에 집시풍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이날 대미는 베토벤 ‘교향곡 제1번’이 장식한다. 베토벤의 첫 번째 교향곡답게 모차르트와 하이든의 작품에서 볼법한 고전적인 리듬의 흔적이 남아있다. 반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자 노력한 베토벤의 개성 있는 표현도 엿볼 수 있다. 1800년 4월 2일 빈의 부르크 극장에서 열린 초연은 “대단한 예술, 새로운 작품, 아이디어의 충만함”이라는 극찬 속에 폭발적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백진현 대구시향 상임지휘자는 “대구시향이라는 이름으로 다 함께 첫발을 내디딘 그 날을 되돌아보며, 처음의 마음을 간직하되 새롭게 거듭나고 발전하는 대구시향이 될 수 있도록 우리의 여정을 이어나가겠다”고 공연의 소감을 전했다. 입장료 1~3만원.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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