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에 회식은 무슨” 송년회 안 하거나 간소하게
“고물가 시대에 회식은 무슨” 송년회 안 하거나 간소하게
  • 김수정
  • 승인 2023.12.1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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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아진 지갑 지출 부담감
마뜩찮은 자리 참석 싫어”
연말 모임 불참·최소화
외식 대신에 집에서 모여
밀키트·배달음식 이용도
업소 연말특수 실종 우려
“생각 없이 모든 모임을 받아주면 연말에 20~30만 원씩은 쉽게 나가요. 송년회도 이제는 친한 사람들끼리만 간단하게 하는 게 대세입니다.”

직장인 박모(33·대구 중구)씨는 올 연말 예정된 지인 송년회 등 모임 3개 중 2개에 대해 불참을 통보했다.

박씨는 “송년회 때문에 돈이 많이 깨지는 것도 싫고, 가기 싫은 자리에 억지로 앉아있기도 싫어 회사 송년회에만 참석하기로 했다”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을 꼭 회식으로 해야 하나 싶다. 물가도 회식 메뉴 가격도 크게 올라 외식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고물가 여파로 지갑이 얇아지면서 송년회나 연말 모임을 축소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외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년보다 모임 규모를 줄이거나 송년회를 간소화하는 사례도 이어지는 추세다.

직장인 김보현(28)씨는 송년회를 이달 말 친구의 자취방에서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외식 물가와 모임 규모를 고려해 밀키트 등을 활용해 송년회를 즐기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서다.

김씨는 “삼겹살집 메뉴판만 봐도 원래도 (삼겹살 가격이) 비쌌지만 더 비싸져서 그냥 집에서 해먹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경주에서 자취하는 친구가 있어 밀키트를 활용하거나 배달 음식을 시켜먹으며 놀 생각이다. 같은 콘셉트의 옷을 맞춰 입기로 했고, 보드게임도 각자 들고 와 함께 즐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말 모임 축소세로 ‘연말 특수’를 노리던 음식점 업주와 택시기사들은 매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중구 동인동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업주 A씨는 “요즘 손님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게 어떤 건지 몸소 느끼고 있다”면서 “연말이다 보니 예약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적은 데다 이전보다 테이블당 주문을 덜하거나 금방 자리를 뜨는 느낌”이라고 하소연했다.

한 택시기사는 “연말인데도 밤이 늦어지면 거리가 조용하다. 요새 저녁시간에는 3~4건만 받고 허탕치는 경우도 많다”며 “특히 택시를 자주 이용해 주는 청년들도 밖에 잘 나오지 않는다. 연말 상황이 나아지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외식 가격 인상도 시민들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맥주와 소주 물가 상승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외식) 물가 등락률은 지난 9월 4.4%에서 10월 4.5%, 지난달 5.0%로 상승폭이 커졌다. 소주(외식) 물가 상승률도 2월 이후 9월(4.4%)까지 7개월 연속 둔화했다가 10월과 지난달에 각각 4.7%로 높아졌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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