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승부수 띄워라
[특별기고]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승부수 띄워라
  • 승인 2023.12.1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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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남 칼럼니스트
최해남 칼럼니스트
총선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신당, 더불어민주당은 이낙연신당이 꿈틀댄다. 심지어 조국, 송영길까지 신당을 만든다고 나대는 형국이다. 총선 때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다반사였다. 정치적 이삭줍기나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염두에 둔 것 같다. 필자가 어린 시절에는 곡식이 귀했다. 해거름이 질 때까지 보리를 추수한 밭고랑에 엎디어 이삭줍기에 바빴다. 그래봐야 한 됫박정도였다. 그래도 이를 받아 쥐시던 어머니는 흐뭇한 표정이었다. 이 작은 것도 가난의 질곡에서 버티어나가려는 민초들의 몸부림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공천에서 떨어진 이삭은 정치적 야욕을 채우려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씁쓰레하다. 몇 안 되는 이삭으로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정치판이 재현될까 두렵다.

여소야대(與小野大)의 정국은 참 혼란스럽다. 국회의원수가 과반을 넘으면 무엇이든 다 할 수가 있고, 못하게 할 수도 있다. 다만 대통령 탄핵이나, 헌법 개정은 2/3가 넘어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과반수가 훌쩍 넘은 민주당의 여당 합의 없이 단독 처리한 것이 부지기수다. 수도권 집값 폭등을 일으킨 부동산 3법이 그러했고, 검찰의 수사권을 없앤 ‘검수완박법’ 또한 단독 처리됐다. 현 정부 들어와서 양곡관리법 개정, 노란봉투법, 방송3법이 야당단독처리 되었고, 대통령의 재의요구로 사라지곤 했다. 어디 이뿐인가. ‘탄핵’도 그렇다. 탄핵은 헌법과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하였을 때 내려지는 제도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과반수 의석에 기대어 이동관 방통위원장의 탄핵소추발의 철회 거듭, 이재명 당 대표 수사검사의 탄핵소추 등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없는 탄핵을 남발하고 있다. 실제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의 경우 민주당 단독으로 탄핵소추했으나, 헌법재판소가 기각했다.

행정부의 독재 못지않게 의회독재도 무섭다. 제2차세계대전과 유대인 학살을 자행한 히틀러정권은 바로 의회독재 즉 ‘나찌’당의 산물이다. 그런데 민주당의 의원총회에서 모 의원의 “나찌”라는 외침은 이재명 당지도부와 국민을 향한 경고가 아니었을까? 국회의원 선거는 대의민주제의 꽃이다. 국회는 국민을 대표해서 법률도 만들고, 나랏돈이 잘 쓰이도록 심사를 한다. 그런데 하는 일을 보면 시정잡배보다 못한 행위를 일삼는다. 입만 열면 국민을 대표한다면서 쌍욕과 거짓말을 달고 다닌다. 어느 국민이 욕하고 속이라고 했던가? ‘정치는 4류’ OECD국가로서 부끄럽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을 보는 국민의 시선은 따갑다. 수적인 열세를 모르는 것도 아니다. 따뜻한 윗목에서 자리보전만 연연해온 영남권 “내로라”하는 의원들의 행태에 대한 불만이 더 크다. 도대체 희생과 헌신을 모른다. 민주당의 숱한 법률안의 단독처리와 무분별한 탄핵이 줄을 잇는 데도 결연히 맞서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문재인 정부시절 민주당의 악법이 통과되어도 ‘단식’을 불사하며 몸으로 막는 여당의원은 없었다. 어디 이뿐인가. 인요한 혁신위가 꾸준히 요구한 다선의원들의 험지출마에 묵묵부답이다. 대구의 5선 주호영의원, 3선의 윤재옥 원내대표 쯤 되면 수도권 험지에 출사표를 던져야 했다. 더구나 서울 ‘노원을’에서 금배지를 단 경험에다 대구시장을 재선한 권영진마저 서울 험지를 택하지 않고, ‘달서병’에 나온대서야. 시중에는 “공천이 당선인데 자칭 거물들이 왜 나오느냐?”, “이 어려운 시기에 지밖에 모르나?”가 연발한다. 내친김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의 광주출마,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나 강서구 진격은 신선한 뉴스의 초점이 될 게 아닌가. 여하튼 국민의힘, 어떻게 혁신하느냐에 따라 기회도 되고 실패가 된다는 점은 확실하다.

현 시국을 보면 김기현 대표가 가장 곤궁에 처한 것 같다. 인 혁신위와의 타이밍 조절이 안 된 것도 한 이유일 수 있다. 아무리 당대표가 전권을 부여했다고 해도 소통은 필수가 아니었을까? 어쨌든 국민의힘 자체분석으로도 서울 49석 중 6곳만 우세다. 2020년 문정부지원 49%, 견제 37%에서 총선결과 민주 180석, 새누리 103석이었는데, 2023년 12월 윤정부지원 37%, 견제 50%라면 2024년 총선결과는 예측이 암울하다. 국민의힘이 위기에 처한 것은 맞다. 김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문정부 청와대의 조직적인 울산시장부정선거의 와중에서도 허점을 보이지 않았는데 자리에 연연할 리 없다. 지금은 어떤 타이밍에 어떤 방법으로 총선승리를 할 수 있을까에 몰두하고 있다고 본다.

이런 절체절명의 시기에 김 대표의 선택은 간명하다. 임시국회가 끝나는 대로 대표직을 내려놓고, 한동훈 비대위체제로 간다는 로드맵을 제시하는 게 순서다. 여기다 영남권 중진과 다선의원들의 험지 출사표가 줄 이어 간다면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 대표가 선당후사 정신으로 백의종군한다면 민심의 강물도 절로 따라오는 법이다. 더 머뭇대지 말고 ‘한동훈비대위원장’의 승부수를 띄워라. 쾌도난마(快刀亂麻)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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