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정치와 스포츠가 같은가?
[수요칼럼] 정치와 스포츠가 같은가?
  • 승인 2023.12.1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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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원 ㈜데씨제 대표, 인간공학박사
지난 9일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북콘서트에서 손홍민 선수와 이대호 선수 등이 소환되면서 논란 아닌 논란이 일고 있다. 자세한 상황은 다음과 같다. 사회자가 김의원에게 "싸움닭이라는 소리 많이 듣죠?"라는 질문에 김의원은 "맨몸을 던져 싸우다 보니 싸움닭이라는 이야기도 듣는다"그리고 "헛발질을 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라고 답하였다. 그리고 축구에 비유하여 "공 쫓아다니면서 한번이라도 차보려고, 한 번이라도 골을 넣어보려다 보면 헛발질도 하지 않느냐며, 이런 모습을 좀 이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조국 전 장관이 "손홍민 선수가 슛할 때 다 골이 되지 않는다. 아마 확률로 계산해보면 10번에 1번 들어갈지 모르겠다. 또한 이대호 선수도 매번 홈런 치는게 아니다"라며 김의원의 발언을 옹호하였다. 아마도 해당 발언들은 김의원이 지금껏 제기했던 여러 가지 의혹들 중 허위나 왜곡으로 밝혀진 부분들에 대한 옹호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 같다.

사실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자신의 공(功)은 극대화하고, 과(過)나 실(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모습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있었던 발언들의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의 정치를 바라보는 인식이라 생각한다. 설령 정치와 스포츠가 공통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와 스포츠는 본질적으로 같을 수 없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그 차이가 더 극명하게 난다.

먼저 스포츠는 국민들을 열광시키지만, 대한민국의 정치는 국민들을 답답하게 한다. 스포츠와 대한민국 정치 모두 상대 팀과 경쟁하는 것은 같을지 모르지만, 그 경쟁의 방법에는 큰 차이가 있다. 스포츠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기반으로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역량을 펼침으로 승리하는데 반해, 현재 정치는 자신의 역량을 펼치기 보다는 상대의 문제를 부각시켜서 승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기에 연일 쏟아지는 각종 의혹이나 문제 제기, 그리고 상대를 탓하는 모습들은 대한민국 정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는 분명 페어플레이 정신에 위배된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들은 결코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 그렇기에 축구나 야구는 돈을 주면서도 보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정치는 돈을 받으면 모를까 공짜로도 보고 싶지 않다. 물론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으니 보고 싶지 않아도 볼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김의원의 지금까지의 행적들은 대한민국 정치의 현재 모습에 분명 큰 역할을 담당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하였지만, 이런 형태의 경쟁은 결코 국민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 따라서 김의원은 자신의 과실을 옹호하기 보다는 책임 있는 자세로 반성하고,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정치로 탈바꿈하기 위한 각오들을 보이는 것이 가장 훌륭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스포츠의 실수는 해당 경기가 끝나면 대부분 잊히지만, 정치의 실수는 우리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도 있고 계속해서 논란이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정치에서의 실수를 단순히 스포츠 경기의 실수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정치에서 한 번의 실수는 나라를 혼란에 빠트릴 수도 있고, 국민들의 갈등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정치는 신중해야 한다. 김의원의 말처럼 그라운드를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이 정치의 덕목이 아니라, 더욱 신중하고 신중해야 하는 것이 정치의 덕목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북콘서트에서 있었던 발언들은 지극히 신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남는다. 정치는 10경기에 1번 골을 넣고, 10타석에 1번 홈런 치는 것과는 속성이 다르다. 축구나 야구는 그럴 수 있지만, 정치에서 그러면 얻어 걸리기 식의 정치밖에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은 얻어 걸려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국민 하나하나가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열심히 노력하여 이룩한 것이다.

북콘서트에서 있었던 말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는 말들이라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그러한 말조차도 국민들의 걱정을 부추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과오를 스포츠에 비유할 것이 아니라, 스포츠를 통해 앞으로의 정치를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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