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서구가 위험성 떠안아야 하나
주민들 뭉쳐 시설 건설 막을 것”
설명회 시작 45분 만에 퇴장
가스公 “주민 요청에 설명회 마련
추후에는 행정 절차 밟을 것”
가스공사는 19일 오후 7시께 서구청 구민홀에서 ‘대구열병합발전소 천연가스공급시설 건설공사’와 관련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는 가스공사 관계자와 지역난방공사 관계자, 주민 150여 명이 참석했다.
서구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는 이번이 네 번째로, 주민들의 요청으로 마련됐다.
그러나 이번에도 설명회 시작 시간이 되자마자 일부 주민들이 마이크를 잡고 “달서구 주민을 위한 배관의 위험성을 왜 서구 주민들이 부담해야 하냐”, “그렇게 안전한 시설이면 처음부터 서구에서 설치한다고 하지 그랬냐. 인구 많은 달서구는 위험하고 인구 적은 서구는 안 위험하냐”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의 항의성 질문이 계속 이어져 당초 예정이던 사업 설명은 하지 못했다. 주민들은 항의를 마친 후 설명회 시작 약 45분 만에 행사장을 떠났다.
발언에 나선 김이수 범서구정압시설반대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서구 주민을 우롱해 놓고 공익을 위한 것마저 아니다. 연료를 분명 판매할 건데 서구 주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장사하냐”며 “이미 서구에는 온갖 좋지 않은 시설이 다 들어와 있다. 서구 주민들은 더 이상 바보처럼 당하지 말고 똘똘 뭉쳐 절대 들어서지 못하게 막자”고 주장했다.
가스공사가 건설하려는 천연가스 공급시설은 서구 중리동 정압관리소와 성서 열병합발전소를 잇는 고압가스 배관이다. 지역난방공사가 성서 열병합발전소의 원료를 친환경 원료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공급시설을 설치하려는 것이다.
앞서 가스공사는 달서구 갈산동 부지에 새로운 정압관리소를 신설하려 했으나 기존 중리동 정압관리소를 증축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그러나 잇단 반발에 부딪히자 중리동 정압관리소 증축 계획도 잠정 철회한 상태다.
이후 가스공사의 서구 주민 설명회 개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허가를 위한 필요조건이 아닌 데다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정상 진행이 되지 않는 탓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번엔 주민들의 요청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며 “추후에는 행정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예지기자 ry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