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NO”…고물가에 연말 풍속도 달라졌다
“회식 NO”…고물가에 연말 풍속도 달라졌다
  • 유채현
  • 승인 2023.12.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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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로 북적이던 동성로 한산
연말특수 기대 자영업자 한숨만
맥주·소주 가격 상승도 부담 더해
“각자 모여 소소한 연말 보내자”
파티룸 등 대여공간은 ‘예약 만실’
썰렁한 동성로
연말을 앞둔 20일 오후 8시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골목. 장사 중인 가게들 사이 곳곳에는 장사를 하지 않는 듯 가게에 불이 꺼져있기도 했다.
유채현기자 ych@idaegu.co.kr

고물가와 술값 상승으로 인해 회식이 축소되면서 코로나 엔데믹 이후 맞는 첫 연말에도 이전의 화사한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둔 19일. 송년회나 단체 회식 등 연말 분위기로 가득 차야 할 대구 중구 동성로는 오후 8시께도 다소 한산했다.

술집이 모여있는 골목도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를 제외하고는 장사를 하지 않는 듯 문이 잠겨있거나 임대 현수막을 걸어 놓기도 했다.

회식이나 송년회 등 단체 손님의 발걸음이 끊기자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의 얼굴에는 그늘이 졌다.

삼덕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수환(56)씨는 “어차피 평일엔 손님이 없으니, 전기세를 아낄 겸 아예 가게 불도 주방에만 켜놓는다. 그나마 회식이 많은 금요일에도 2~3팀이 오는 정도”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 상인도 “평일에는 손님이 거의 없는 편이라 배달로 먹고산다”며 “차라리 코로나 때처럼 가게 문을 일찍 닫고 싶은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술값이 상승하며 부담스러웠던 술자리가 감소하는 것이 오히려 반갑다는 반응도 나왔다.

앞서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는 평균 6%대 가 인상됐다. 같은 기간 소주 출고가도 7%가량 높아졌다.

사회초년생 김혜정(여·24)씨는 “요즘 밖에서 술을 마시면 인당 4~5만 원은 훌쩍 넘는다”며 “연말 모임을 만들더라도 술자리를 피하려고 일부러 약속 시간을 낮으로 잡기도 한다”고 했다.

직장인 최형빈(29)씨는 “회사에서도 회식을 안 한다고 했다. 괜히 본인 시간과 돈을 들이면서까지 불편한 자리에 있는 것보다 그 시간에 운동하는 게 훨씬 의미있다”고 말했다.

회식이나 연말 모임 등 단체 술자리가 줄어드는 대신 일부에서는 각자 모여 소소하게 연말을 보내는 경우도 늘고 있다.

20일 한 숙박업체 플랫폼은 파티룸 등 대부분 대여 공간의 예약이 가득 찬 상태였다. 대구 중구 소재 업체의 경우 주말에는 대형 공간 외 2~3인용 시설도 한 달여간 예약이 가득 차기도 했다.

유채현·김유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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