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한동훈 비대위원장
[대구논단] 한동훈 비대위원장
  • 승인 2023.12.27 21:1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다사다난이란 말이 없었던 때가 언제 있었던가. 2023년은 여느 해와 달리 빠르게 지나온 느낌이다. 민주당은 의원 수의 힘으로 공무원을 탄핵하고 맘대로 법을 만들고 고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손도 못 댄채 대통령의 법 거부권에만 의지하는 실정이다. 야당은 여당을 업신여기고 대통령과 직접 거래를 하려는 정치태세를 취하고 있다. 대의정치는 완전 헛말이고 거짓이다.

국민들은 여·야의 정치행태를 보면서 한국 정치의 미래가 어떻게 되어갈지 걱정한다. 여러 가지 범법 피의자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공천을 빌미로 당 소속 의원들을 장악하고 범법자가 아닌 것처럼 행동하면서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국민들 중에는 민주당 대표의 사법적 처리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가지는 경우도 있어 보인다. 재판을 받고 있는 피의자가 야당 대표로서 국회의원 공천권을 행사하고 나아가 더 큰 꿈을 꾸는 정치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정말 이러다가 문제의 그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닌가’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은 야당의원들의 다양한 물음에 청산유수 답변을 했다. 한 장관의 논리정연하고 재치 있는 말에 기가 죽은 야당 의원들은 그와 대질하기를 꺼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 전 장관은 정치경험은 없지만 머리가 좋다. 내 말을 잘 듣지 않을 것이다. 있는 그대로 말해 줄 사람이다” 라고 평가 했다. 한 전 장관의 사회적 인기와 평판은 솔직함에서 비롯된다. 국회에서의 그의 활동은 듣는 이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꾸준하게 정치계 입문설이 나돌던 한동훈 전 법무장관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되어 엊그제 취임했다.

여러 정당들이 위기 때마다 비상대책위를 운영해 왔지만 이번의 경우는 좀 다르다. 나이 50, 비대위원장으론 좀 이른 나이에 여당의 대표 격으로 추대되어 독자적으로 당을 끌고 가는 자리에 올랐다. 4월 총선을 총지휘하고 후보자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지도자가 된 것이다. 그에게는 많은 숙제가 주어졌다. 선거에 미칠 야당의 독선적인 법 제정, 평생 국회의원 직을 누려온 정치인들의 공천 문제, 대체 신진 인물들의 발탁, 당내의 갈등 정리, 대 정부와의 관계 설정 등등. 안 그래도 정치 경험이 없다는 말을 듣는데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신선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그의 당면 과제다. 한 위원장은 누적되고 퇴색된 국민의힘의 보수·정치적 이미지를 반드시 바꾸어야 한다. 지역에 첩첩 쌓인 고루한 정치적 찌꺼기를 완전 청소할 생각을 해야 한다.

지역민들은 4월 선거를 통하여 국회의 면모가 달라지기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 지금 여·야와 같은 정치 구도가 그대로 유지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분란을 야기하는 저질 의원들을 과감히 솎아내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야당과 반대파들은 검사 출신, 정치 무경험을 문제삼아 한 위원장을 공격한다. 그는 평생 공직생활을 해 온 규범적 인물이다. 지금까지 많은 정치양상을 봐온 우리는 정치인들이 어떤 일을 해 왔는지 소상히 알고 있다. 정치의 본산인 국회는 국회의원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국민의 대표기관이라고 하면서 그들은 소속정당의 꼭두각시놀음으로 배를 채우고 국회의원을 평생 해야 한다는 생각에 지역과 당 지도부에 온 열정을 바쳤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국회의원이란 자들이 걸핏하면 피켓을 들고 집단행동을 한다. 분명하게 자기 의사를 내지 못하고 로봇처럼 무조건 당론에 따르는 역겨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엄청난 세비, 각종 특혜를 받는 규정을 만들어 한국의 국회의원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직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지금 여당도 야당도 4월 총선 공천에 목을 매고 있다. 그 중에는 지역민들이 못마땅한 눈치를 보이고 있지만 오래전부터 늘 해온 일이라 보통이다. 한동훈 위원장의 정치계 등장에 기대를 가진다. 정치경험 별개 있나. 정치경험이 많은 자들이 나라를 이 꼴로 만들었다. 전문가나 존경받는 정치경험자의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 정도로 나가면 된다. 오직 나라 발전과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이념과 철학을 가진다면 좋은 정치를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야당과의 협업도 중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고 한동훈 위원장은 한 위원장이다. 아바타는 없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