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해맞이 명소 ‘북적’ “올 한 해 가족들 바라는 것 다 이뤄졌으면”
대구·경북 해맞이 명소 ‘북적’ “올 한 해 가족들 바라는 것 다 이뤄졌으면”
  • 유채현
  • 승인 2024.01.0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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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용품 무장한 채 해맞이 준비
구름에 해 가려 아쉬운 목소리
오전 8시께 해 뜨자 사진 담아
가족과 덕담 나누며 소원 빌어
떡국 나눔·축하공연 등 행사도
2024년갑진년새해
2024 첫 일출 담는 시민들 1일 오전 대구 동구 동촌유원지 해맞이 공원에서 열린 ‘2024 갑진년 동구 해맞이 행사’에서 시민들이 떠오르는 새해 태양을 사진에 담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2024년 1월 1일 갑진년(甲辰年)을 맞아 새해 소망을 한가득 품은 시민들로 대구 경북 곳곳의 해맞이 명소가 북적였다.

대구 서구 와룡산 상리봉은 푸른 청룡의 기운을 받기 위한 주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와룡산의 지명이 ‘용이 누운 모습’에서 유래한 만큼 예년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 주민들은 오전 6시께부터 패딩과 모자, 장갑 등 방한용품으로 꽁꽁 무장한 채 산을 올랐다. 유모차에 탄 3살 아기부터 지팡이를 짚은 80대 노인, 반려견과 함께 온 가족까지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해맞이를 준비했다.

일출이 예정됐던 오전 7시 36분께, 구름에 가린 해에 주민들은 아쉬워하면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일출을 기다렸다. 이윽고 해가 구름을 뚫고 모습을 드러내자 행사장은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주민들은 가족들과 손을 꼭 쥐고 덕담을 나누거나 함께 온 이들과 사진을 찍으며 한 해의 시작을 기념했다.

아내와 함께 등산복을 챙겨 입고 온 임근호(68)씨는 “원래는 포항 호미곶에 가려다 ‘용’의 기운을 받기 위해 집 앞 산을 오르기로 결정했다”며 “첫째 아들이 올해 결혼 날짜를 잡아뒀다. 집안의 큰 잔치가 무사히 치러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삼형제인 손주들의 손을 꼭 잡은 추태이(74)씨는 “더도말고 덜도 말고 손주 건강 외엔 바라는 점이 없다”며 “다만 우리 큰손주가 올해에 10살, 10대가 된다. 공부도 열심히 한다면 좋겠다”고 웃음 지었다.

같은 시간 대구 동촌유원지 해맞이공원 일대도 새해 첫 일출을 보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오전 6시께 따뜻한 음식을 나눠주는 부스 앞에는 긴 줄이 늘어졌다. 해가 뜰 때까지 이어진 줄에는 떡국과 차로 언 손과 몸을 녹이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이날 동촌유원지 일대는 짙게 낀 구름으로 한동안 일출 시간이 늦춰졌다. 새해 소망이 적힌 종이비행기는 힘차게 날았지만 구름 사이에 가려진 태양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출 예상 시간에도 해가 뜨지 않자 곳곳에서는 “아빠, 해 언제 나와요?”, “구름이 조금만 더 옆으로 가면 좋겠네” 등 안타까운 탄식이 흘러나왔다. 기다림에 지친 듯 실망한 발걸음으로 돌아가는 시민도 있었다.

그러나 실망도 잠시, 오전 8시께 구름 위로 뒤늦은 해가 떠오르자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 시민들은 “뜬다. 뜬다”를 외치며 붉은 태양을 사진으로 담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해가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자 저마다 손을 모으고 품어왔던 소망을 빌거나 일출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새해를 맞았다.

사랑하는 가족과 2024년 첫 태양이 떠오르는 순간을 함께 나누는 시민도 있었다.

큰아들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던 김순영(여·65·대구 동구)씨는 “원래는 다 함께 갑진년 새해를 맞으려고 했는데 손주가 갑자기 감기에 걸려서 남편과 둘이서만 나왔다”며 “아이들이 많이 아쉬워해서 영상으로나마 기운을 받아갈 수 있도록 첫 해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4년 만에 포항 호미곶에서 열린 한민족 해맞이축전에는 3만여명의 관광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기상 상황으로 아쉽게 밝게 빛나는 해를 보기는 어려웠지만 저마다 갑진년 새 희망을 가슴에 담고 새해 소망을 빌었다.

오전 6시45분부터 ‘용의 승천, 함께 비상하는 환동해 중심도시 포항’을 주제로 신년 대북 공연을 시작으로 새해 인사, 사자성어 강독, 각종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포항시의 사자성어는 ‘약진대망’으로 큰 마음을 가지고 힘차게 앞으로 진보하자는 의미다.

해군 항공사령부와 해병대 항공단의 헬기 축하 비행과 뮤지컬 팝페라 공연을 비롯해 용을 주제로 한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했다.

신년 운세를 보는 청룡상담소, 호미곶 마켓, 밀키트 형태로 준비한 신년 떡국 나눔, 먹거리장터 등 다채로운 콘텐츠들로 시민과 관광객들을 맞았다.

안전에도 신경써 강풍과 한파에 취약한 대형텐트 대신 컨테이너 부스를 행사장 전역에 설치했고 주요 교차로마다 교통인력을 배치하고 교통정보센터를 운영했다. 이상호·류예지·유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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