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속 도사린 뼈 틈으로
차가움을 다 받아들인, 어느 날에도
얇게 들어앉은 벌레
그 벌레 감싸주기 위해 억새는
이유 없이 몸 오그린다, 했던가
누군가에게로 스며드는 일에
어색한 나,
산 넘어간 저녁노을이 그리워
블루의 짙은 눈동자로
먼 호수를 응시하는
발등 시린 까치발
◇송화= 경북 칠곡 출생. ‘시로 여는 세상’ 등단. 대구시인협회 회원. 서설시 동인. 시집: ‘바람의 열반’이 있음.
<해설> 겨울 어느 날 끝내 쓰러지지 않으려 물가에 버티고 선, 억새의 발을 본 적이 있다. 땅바닥을 움켜쥔 저 발등 얼마나 시려울까? 그런 억새의 발을 까치의 발로 나보다 한발 앞서 보고 있는 송화 시인은 억새의 심정을 시로 옮겨 쓴 것이다. 겨울 지나고 부화할 벌레의 알을 품어주는 억새의 품을 자신의 품이라 비유하기도 한다. 그런 자신은 여자이고 어머니이고 시인이다. 그 누구에게도 스며드는 일에 많은 쑥스러움을 가진 시인은 망연히 산 넘어가는 노을을 바라다보는 억새의 다름 아니다. 아마도 노을 너머에는 한때 자신을 가장 사랑해주던 이글거리는 눈을 가진, 태양 닮은 남자가 거기 있다고 시인은 고집스레 믿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박윤배(시인)-
차가움을 다 받아들인, 어느 날에도
얇게 들어앉은 벌레
그 벌레 감싸주기 위해 억새는
이유 없이 몸 오그린다, 했던가
누군가에게로 스며드는 일에
어색한 나,
산 넘어간 저녁노을이 그리워
블루의 짙은 눈동자로
먼 호수를 응시하는
발등 시린 까치발
◇송화= 경북 칠곡 출생. ‘시로 여는 세상’ 등단. 대구시인협회 회원. 서설시 동인. 시집: ‘바람의 열반’이 있음.
<해설> 겨울 어느 날 끝내 쓰러지지 않으려 물가에 버티고 선, 억새의 발을 본 적이 있다. 땅바닥을 움켜쥔 저 발등 얼마나 시려울까? 그런 억새의 발을 까치의 발로 나보다 한발 앞서 보고 있는 송화 시인은 억새의 심정을 시로 옮겨 쓴 것이다. 겨울 지나고 부화할 벌레의 알을 품어주는 억새의 품을 자신의 품이라 비유하기도 한다. 그런 자신은 여자이고 어머니이고 시인이다. 그 누구에게도 스며드는 일에 많은 쑥스러움을 가진 시인은 망연히 산 넘어가는 노을을 바라다보는 억새의 다름 아니다. 아마도 노을 너머에는 한때 자신을 가장 사랑해주던 이글거리는 눈을 가진, 태양 닮은 남자가 거기 있다고 시인은 고집스레 믿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박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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