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적인 관계를 위한 다정한 철학책
가장 사적인 관계를 위한 다정한 철학책
  • 석지윤
  • 승인 2024.01.0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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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경험의 양보다 깊이가 중요
자신 마음 돌아보고 관계 확장
사랑 통해 가치 발견·성장해야
가장사적인관계를위한다정한철학책
이충녕/클레이하우스/292쪽/1만7천500 원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 사랑에 열광한다. 단, 그것이 남의 사랑일 때만. 〈하트시그널〉, 〈환승연애〉, 〈나는 SOLO〉 등 연애 프로그램들이 인기다. 출연자들은 마치 연예인처럼 관심을 받는다. 이렇게 많은 이가 사랑에 관심을 두지만, 정작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는 머뭇거린다. 불필요한 감정 낭비가 싫어서, 관계에서 손해 보는 것이 싫어서, 딱 마음에 차는 사람이 없어서.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그 모든 생각의 뿌리에는 사랑조차 낭비하거나 손해 보지 않고 ‘효율적’으로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현명한 걸까?

저자는 단연코 아니라고 말한다. 사랑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사적인 관계이자, 굉장히 복잡한 현상이다. 그렇다면 사랑의 본래 성격은 무엇인가? 그걸 더 잘 이해하고, 또 잘 해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바로 사랑의 다양한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다른 사랑을 부러워하고 비교하거나 이리저리 손익을 따지는 대신,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관계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찾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사랑을 더 깊이 이해하고, 마침내 진정한 사랑을 찾아 나설 용기도 얻게 될 것이다.

사랑도 일반적인 경험처럼 많이 할수록 더 잘하게 될까? 저자는 사랑에 대한 이해도가 경험의 양과는 상관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중학생 때 만난 첫사랑과 십 년 넘게 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저자는 중요한 것이 횟수가 아니라 깊이라고 말한다. 몇 번이나 연애했는지, 남과 비교해 더 ‘우월한’ 사랑을 했는지 따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랑을 통해 자신이 어떤 가치를 발견하고 또 성장했는지 여부다. 이러한 고민 없이 양적으로만 반복하는 사랑은 깊이 없는 관계만 반복하는 바람둥이 돈 후안처럼 공허하고 비참한 결말을 맞을 뿐이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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