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만필] 역사는 돌고 돈다
[천자만필] 역사는 돌고 돈다
  • 승인 2024.01.1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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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준엽 시사유튜버(대한민국 청아대)
최수종 배우의 연기대상까지 나올 만큼 요즘 ‘고려거란전쟁’ 드라마가 꽤 흥행하고 있다. 고려 황제 현종과 거란군에 맞섰던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 장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드라마 제목만 보면 거란군과의 전쟁 얘기가 대부분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한 나라의 국정운영 속에 담긴 황제의 고충과 충신과 간신들의 면모 등 이 드라마는 현재 우리 정치를 반면교사 삼을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거란군이 2차 침공했을 때 고려 황제는 목종에서 현종으로 바뀌게 된다. 당시 서북면도순검사 강조는 무능한 황제까지 폐위시켜버리고 정변을 일으킨다. 즉 옛날 시대에도 왕이 잘못하면 언제든지 신하들에 의해 축출될 수 있다는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거란군은 흥화진을 먼저 공격했는데 양규의 항전으로 성을 함락시키지 못했고 이를 포기하고 남하하여 당시 수도였던 개경까지 함락시킨다. 극에서는 현종이 끝까지 개경에 남아 백성들과 함께할 의지를 보이고 신하들은 이를 만류하는 장면이 나온다. 비록 국력이 약할대로 약해진 고려였지만 현종은 그 누구보다 백성을 먼저 생각하고 어떻게든 고려를 지키고자 하는 성군으로 묘사된다. 강감찬 또한 이런 현종의 의지를 깨닫고 살신성인으로 노력해 끝내 거란의 2차 침공을 막게 된다.

이 과정들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교훈 삼을 수 있다. 어린 나이에 황제가 돼 경험이 적은 현종이 충신들을 알아보고 부단히 노력하는 점, 국정이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 황제에 맞서기도 하며 설득하는 강감찬.

오늘날 극단적인 여야 대치 상황과 급기야 야당대표에 대한 정치테러까지 발생하는 이 시기에 현종과 강감찬의 이야기는 충분히 우리 현재 모습을 부끄럽게 만든다.

물론 당시에도 제 살길만 찾고 거란군에 맞서지 않고 도망가버리는 무능한 간신들이 나온다. 하지만 후에 현종이 이들을 용서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도 하는데 한 리더가 국정을 이끌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고뇌가 필요한지 알 수 있는 지점이다. 분명 우리 정치판에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많이 발생할 것이다. 극심한 불황과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이 시기에 위정자들이 ‘고려거란전쟁’을 반면교사 삼아 극복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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