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문에 대처하는 방법
헛소문에 대처하는 방법
  • 여인호
  • 승인 2024.01.2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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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농사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품고 살아서 마당 있는 주택 한 모퉁이에 푸성귀를 가꾸어 보는 것을 소망했다. 언제부터인가 퇴근 후 운동까지 마치고 귀가한 남편이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TV 리모컨만 돌리고 있는 모습이 우리 집의 일상이 된 적이 있었다. 어느 누가 이런 모습을 두 손 들고 환영하겠는가? 어찌어찌하여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 기회를 얻었다. 이사를 하면서 필자가 남편에게 제안한 것이 TV 없이 6개월만 살아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남편은 6개월은 너무 길다며 펄쩍 뛰기에 3개월로 절충해서 살아보기로 했다. 3개월이 지나기 전에 남편은 근처에 있는 도서관을 출입하며 필자에게 필요할 것 같아서 대출했다며 책을 빌려오곤 했다. TV 없이 살기 시작한 것이 6개월이 되고 1년이 되고 벌써 8년째다. 최근 들어 남편에게새로운 취미가 생겨버렸다. 바로 유튜브 시청이다.

유튜브 전성시대! 앱 분석 서비스 업체 와이즈 앱에 따르면 2020년 11월 기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바로 유튜브이며 초등학생이 가장 희망하는 직업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꼽을 정도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필자는 재래시장에 가서 제철에 올라온 생선이나 나물을 사면 요리법을 여쭙곤 했다. 그러면 상인들의 대답은 “네이버에게 물어보면 잘 가르쳐 줘요.”였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더 이상 궁금한 것을 네이버 지식인에게 묻지 않고 유튜브를 통해 검색한다. 하나의 키워드를 치면 유튜브의 인공지능인 ‘유튜브 봇’이 사용자에게 적절한 영상들을 추천하는 기능이 작동되어, 다시 말하면 유튜브 알고리즘이 사용자를 특정 영상으로 이끌고 들어가는 필터 버블 현상이 생기고, 확증 편향의 강화, 자극적인 스캔들과 가짜 뉴스를 이용한 조회 수 늘리기 현상도 생겨난다. 필터 버블이란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미디어가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해 정보 편식을 하는 이용자들이 점점 자신만의 울타리에 갇히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말이다. 이는 ‘자신의 생각들(엘리 프레이저 저)’이란 책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확증 편향 역시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에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이렇듯 유튜브가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하면서 가짜 뉴스를 조장하고 그래서 가짜 뉴스가 마치 진짜 인양 사용자들의 시선을 머물게 하고 빠르게 사람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도처에서 유튜브를 제대로 알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편향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정보는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인 ‘미디어 리터러시’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EBS 정책 연구위원인 봉미선씨는 올바른 미디어 교육을 통해 가짜 뉴스를 분별하는 방법으로, 진짜일지 가짜일지 생가부터 하고 뉴스 제목으로 검색해 중앙지에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며, 사람들이 사실로 믿으면 누가 이익을 볼지 생각해 보라고 조언하며, 본인도 모르게 가짜 뉴스를 퍼트리지 않는 방법으로는 일단 멈추고 생각하고, 출처를 확인하고, 가짜일 수 있는지 의심하고, 확실하지 않으면 공유하지 말고 사실을 개별적으로 자주 확인하고 감정적인 게시물을 조심하고 동의한다고 공유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4월 10일, 대한민국의 새역사를 쓸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된다. 벌써 열기가 뜨겁다. 얼마나 많은 중상모략이 생겨날 것이며, 또 얼마나 많은 거짓으로 상대방을 비방하고 공격하고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줄 것이며 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은 그 가짜 뉴스에 속을 지 필자는 심히 염려가 된다.

우리 아이들은 한 해 커 갈수록 사회관계의 폭이 점차 넓어지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지만 때로는 잘못된 문화와 양식을 습득하기도 한다.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서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에 대해 냉철하고도 객관적인 생각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주는 도서이며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좋을 ‘감기 걸린 물고기’라는 그림책을 소개한다.

물고기를 잡아먹지 못해 늘 배가 고팠던 아귀는 떼로 몰려다니는 작은 물고기들을 잡아먹을 생각을 해낸다. “얘들아~ 빨간 물고기가 감기에 걸렸대~” 작은 물고기들은 처음에는 무시했지만, “감기 걸리면 열이 펄펄 나니까 빨간 거야.”라는 나름 논리적인 이유를 대면서 물고기들사이를 분열시킨다. 소문에 당황하던 물고기들은 불안해지고 급기야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무리에서 쫓겨난 빨간 물고기들은 아귀에게 잡아먹히고, 차례대로 노란 물고기, 파란 물고기들은 차례대로 반복되면서 아귀에게 잡아먹히게 된다. 평화롭던 물고기들끼리 서로 반목하여 편이 갈렸을 때 가장 행복한 것은 가짜 소문을 퍼뜨린 아귀였다.

단초는 아귀가 제공했지만 어느 순간 작은 물고기들의 입을 통해 부풀려지고 소문은 진실이란 확신을 낳게 된다. 근거 없는 헛소문을 진실인 척 포장하여 퍼뜨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누구에게 찾아오는지 생각해보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현명한 대처방법을 찾아내는 눈을 기르고, 서로 신뢰하는 세상을 만들어나갔으면 참 좋겠다.



강순화 <아동문학가·글로벌교육재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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