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코앞인데…‘혼돈의 與’ 어쩔 셈인가
총선 코앞인데…‘혼돈의 與’ 어쩔 셈인가
  • 채영택
  • 승인 2024.01.2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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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김경율 논란’ 충돌
한동훈 “임기, 총선 이후까지”
친윤 “자리 이용해 대권 노려
대통령 상대로 싸우자는 건가”
비주류 일각 “권력에 빌붙어”
친윤 움직임에 비판 목소리도
“절충 찾아 봉합” 전반적 기류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한 입장차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마이웨이’ 입장을 확고히 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종일 한 위원장 거취 문제를 두고 혼돈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관련기사 참고)

이런 가운데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날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비대위원장직 수행 의지를 거듭 천명해 앞으로 당정관계와 사태 추이가 주목된다.

총선까지 80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가 정면충돌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자 당내에서는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겠냐는 불안감과 당혹감이 새어 나온다.

한 위원장 취임 이후 ‘인적 쇄신’ 바람 속에 한동안 몸을 낮췄던 친윤(친윤석열)계는 ‘김건희 여사 사과 불가론’, ‘김경율 사천 논란’ 등을 고리로 한 위원장을 겨냥하고 있다.

한 친윤계 다선 의원은 “윤 대통령이 내어준 비대위원장 자리를 이용해서 자신이 대권 주자로 확실하게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임기 3년 남은 대통령을 상대로 힘 싸움을 해보자는 것인가”라며 한 위원장의 ‘마이웨이’ 행보를 거칠게 비난했다.

하지만, 과거 두 차례 ‘연판장 사태’ 때와는 다르게 친윤계의 ‘군불 때기’에 현역 의원들로부터 일사불란한 호응이 없다는 점에서 사뭇 다른 기류가 감지되는 측면도 있다.

비주류 일각에선 오히려 한 위원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경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지방선거 서울시당 공천 때) 모 인사들로부터 자신들이 원하는 공천을 하지 않을 것이면 내쫓겠다는 식의 협박을 받았다”며 “당선인의 뜻이라고 팔았지만 모두 권력에 빌붙어 호가호위하는 인간들의 거짓이었다”고 썼다. 태영호 의원은 이날 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김 여사와 손잡고 국민 앞에 나아가 ‘국민이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실수를 했는데 가장 큰 책임이 남편인 저에게 있다’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빌면 어떨까 생각한다”라고도 주장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날 “내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밝히며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 및 당무 개입 여부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고 “평가는 제가 하지 않겠다. 그 과정에 대해선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에도 관련 보도가 나오자 “국민 보고 나선 일, 할 일 하겠다”며 공식 입장을 발표한 데 이어 사퇴 요구를 재차 일축하며 당헌·당규에 6개월로 정해진 ‘비대위원장 임기 완주’ 의지를 천명했다.

그는 특히 전날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전달된 사퇴 요구가 과도한 당무 개입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해 대통령의 사퇴 요구가 있었고 이를 거부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한 위원장은 이번 갈등의 원인으로 거론되는 김 여사 논란에 관한 입장에 변화가 있는지를 묻자 “내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며 ‘국민 눈높이’가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부각했다.

반면 대통령실에서는 아직 특별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대응책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한 위원장이 입장을 굽히지 않는 한 사퇴를 강제할 마땅한 방법은 없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당내 전반적 여론은 어떻게든 양측이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절충점을 찾아가며 갈등을 봉합하라는 목소리다. 이유를 불문하고 선거 목전에 지도부 붕괴 등 극한의 사태는 피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류길호기자 rkh615@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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