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은둔·고립청소년, 지원이 필요한 시대
[대구논단] 은둔·고립청소년, 지원이 필요한 시대
  • 승인 2024.02.0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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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원 달서구청소년문화의집 관장
최근 여성가족부가 은둔·고립청소년을 지원하는 원스톱 패키지 지원사업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여성가족부 발표에 따르면 전국에 총 1만6천여명의 은둔·고립청소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대구에서는 동구, 달서구, 달성군이 이번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인구소멸에 따른 대책의 일환으로 청소년들이 한층 더 중요해진 요즘, 은둔·고립 청소년들이 성인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돕는 것이다.

“은둔”이나 “고립청소년”은 사회적 소통이 미미하거나 혼자 머물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격리되어 있는 청소년을 지칭하는데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을 최소화하여 고립된 생활을 한다. 이런 현상은 대부분 가족이나 가정에서 주로 나타나며 우울감, 사회적 내향성, 강한 불안감 등의 심리상태를 보인다. 고립청소년은 또한 주로 사회적 상호작용이나 친구와의 관계에서 고립된 상태에 있는 청소년을 묘사하는 용어로 대다수가 정서적, 심리적, 사회적 문제를 갖고 있다.

실제로 청소년활동 현장에서 다양한 사업을 통해 청소년을 만나보면 은둔·고립청소년이 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청소년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 학업중단숙려제를 통해 만나는 청소년들은 학교를 그만두기 이전에 먼저 학교를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 지역사회의 청소년시설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지만 청소년들은 학교 외에는 도움 받을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또한 지역사회 자원이 아직 파악이 되지 않은 청소년들은 학교외의 시설이나 기관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은둔 및 고립된 청소년에 대한 대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보다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만약 가족 내에서의 문제가 원인일 경우, 가족 간 소통 강화, 가족 상담 프로그램 참여, 부모 교육 등을 통해 가정내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학업적, 사회적 어려움이 원인일 경우, 학교 내에서의 지원 시스템을 활용하여 교사, 상담사, 특별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업 및 사회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정서적인 문제가 은둔이나 고립의 원인이라면, 정신건강 전문가의 상담 및 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청소년들에게 사회적 기술을 가르치고 대인관계를 증진시키는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사회적 불안을 줄일 수 있다. 인터넷 및 게임 중독이 은둔의 원인이라면,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교육, 온라인 중독 치료 및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런 접근들은 모두 지역사회 내에서의 청소년들의 활동 및 참여를 촉진하여 사회적으로 통합되고 포용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종합적인 접근 이외에도 청소년의 은둔이나 고립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멘토의존재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멘토의 존재유무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는데 신뢰할 수 있는 누군가가 은둔·고립이 되어가는 청소년들의 마음의 포문을 연다면 그들은 많은 부분 달라질 수 있으며 부정적 상황 또한 예방할 수 있다. 멘토가 있다는 자체가 은둔·고립과는 다소 거리가 있으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모가 은둔·고립이 되어가는 청소년에게 아무리 집 밖으로 나가라고 권유해도 수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멘토의 존재는 더욱 중요하다. 사실 이런 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은 부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을뿐더러 부모 또한 생활이 바쁜 나머지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기 쉽지 않아 더 그렇다.

사실 은둔·고립청소년을 지원하는 것보다 조기에 예방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그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식적인 시설의 활성화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런 시설들이 지역사회에서 인지가 되면 멘토를 만나기도 쉽다. 물론 가정방문부터 시작하여 찾아가는 사업이 우선이겠지만 은둔·고립이 심화되기 전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며 외롭고 힘든 징후가 보이면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그런 견지에서 예상외로 학업중단 숙려제는 은둔·고립청소년 예방에 효과가 있다. 은둔·고립청소년이 되기 전 사전 징후 중 하나가 학교에 잘 나가지 않는 것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학교 선생님과 교육청이 외부 기관과 협력하여 청소년을 지역사회로 보내면서 청소년에게 적절한 개입이 되어 은둔·고립청소년의 기미가 있는 청소년을 사전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학교의 세심한 배려와 지역사회 청소년시설과의 연계는 조기 예방에 효과적이다.

이밖에도 은둔이나 고립 청소년들을 예방하기 위해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예방 및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가족, 학교, 정신건강 전문가, 지역사회 단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 간의 협력을 강화하여 종합적이고 효과적인 지원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대책은 상황에 따라 조절되어야 하며, 다양한 전문가들 간의 협력이 필요하고 청소년의 개별적인 상황과 요구에 맞춘 맞춤형 대책 또한 중요하다. 이번 은둔·고립청소년 지원사업으로 더 이상 혼자서 스스로 고립되어 힘들어하는 청소년이 없도록 우리사회가 좀 더 촘촘한 연결망을 구축해 이를 확장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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