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국 시인의 디카시 읽기] 정지윤 시인 '감정노동자'
[강현국 시인의 디카시 읽기] 정지윤 시인 '감정노동자'
  • 승인 2024.02.0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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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감정노동자
 

웃음엔 그늘이 없어

숨을 곳이 없다

자면서도 나는

친절한 내 웃음에 찔린다

<감상> 디카시(dicapoem)는 사진과 시, 영상언어와 문자언어의 콜라보입니다. 콜라보이기 때문에 영상과 문자는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대등하게 만나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야 합니다. 윗시에서, 영상인 장승과 시적 자아인 나의 만남은 충격적입니다. 과거와 현재, 신화와 문명의 느닷없는 콜라보이기 때문입니다. ‘웃음으로 공동체를 지킨다’는 교집합의 발견 또한 놀랍습니다. 마을의 수호신인 장승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깊은 이해, 하루종일 전화상담에 시달리는 감정노동자에 대한 현재적 의미와 그 문제점에 대한 사유와 번민의 결과일 터입니다. “자면서도 나는/친절한 웃음에 찔린다”는 반성과 각성의 자기고백! 그것은 웃음의 탈을 쓰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자아(persona)를 향한 내면적 자아(self)의 슬픈 항변입니다. 현대인은 누구나 조금씩 감정노동자일 수 밖에 없을 테니 우리 모두의 초상이지요. “웃음엔 그늘이 없어/숨을 곳이 없”는 고된 감정노동자의 헌신 없이 어찌 우리네 일상이 무사할 수 있겠습니까. '대구신문 신춘 디카시 공모대전' 대상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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