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영웅’ 故 김종기 이등중사, 74년 만에 가족 품으로
‘6·25전쟁 영웅’ 故 김종기 이등중사, 74년 만에 가족 품으로
  • 박용규
  • 승인 2024.02.0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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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4고지 전투 참전 28세 전사
2021년 6월 철원 마현리 발굴
유족 “어머니 한평생 그리워해
두분 합장해 해후 이뤄졌으면”
국유단-호국의영웅귀환행사
이근원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장(오른쪽)이 지난 1일 부산광역시 사하구에 위치한 고(故) 김종기 이등중사 유가족의 자택을 찾아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실시하고, 유가족(딸 김무순)께 호국영웅 귀환 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청도 출신의 6·25 전쟁 영웅이 전장에서 장렬히 전사한 지 74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21년 6월 강원도 철원군 마현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육군 2사단 소속 고(故) 김종기 이등중사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이등중사는 1924년 2월 경북 청도에서 4남 4녀 중 셋째로 태어나 전쟁 발발 후인 1950년 9월 아내와 어린 외동딸을 두고 대구 제1훈련소에 자진 입대했다. 2사단에 배치된 그는 포천-평강지구의 북한 패잔병 소탕 작전과 영천·영덕·울진-영양 공비 토벌 작전, 청계산-백운산 진격전 등에 참전했다.

이후 1951년 8월부터 한 달간 벌어진 734고지 전투에 참전해 대규모 중공군에 맞서다가 28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당시 734고지는 철원 적근산과 김화읍을 연결하는 중부전선의 요충지로 국군이 이곳을 확보하기 위해 중공군과 치열한 공방전을 치렀다.

국유단은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지난 1일 부산광역시 사하구에 있는 유족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열었다. 김 이등중사의 딸 김무순(73)씨는 2016년 1월 국유단 기동탐문관의 권유로 유전자 시료 채취에 동참해 참전용사의 신원 확인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국유단과 육군 12사단은 2021년 6월 지역 주민과 참전용사의 증언을 토대로 적근산 일대 전투 현장에서 경사면을 따라 발굴하던 중 김 이등중사의 유해와 M1탄 등 10여점의 유품을 수습했다. 이후 유족의 유전자 시료와 발굴 유해의 유전자를 정밀 대조 분석해 가족관계를 최종 확인했다.

김씨는 “국유단에서 연락이 오기 전날 꿈속에서 아버지를 만나 펑펑 울었는데 귀신한테 홀린 듯 놀랬다”며 “어머니가 한평생 아버지만 그리워하다가 돌아가셨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두 분을 합장해서 꿈에 그리던 해후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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