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빈곤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대구논단] 빈곤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승인 2024.02.1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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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호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천지 만물은 모두 자기 삶의 터전이 있다. 하늘을 나는 새도 쉴 둥지가 있고 밀림의 맹수도 잠잘 수 있는 동굴이 있다. 그런데 인간은 자기가 살 곳을 마련하거나 먹을 것을 위해 평생을 투자하지만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어떤 동물도 태어나면 먹을 것이 있지만, 수많은 사람은 굶주림에 시달리며, 특히 굶는 어린이가 전 세계에 2억 3천900만 이르고 있다.

반면 부유한 부모로부터 토지를 포함한 자산을 상속받으면 평생 집과 먹을 것에 대한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세상에 어떤 동물도 살 집과 먹을거리를 상속해주는 경우는 없다. 그와 같은 이유로 동물의 세계는 출발이 같으므로 언제나 지속 가능하며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오직 인간만이 공공재인 토지와 주택을 상속하면서 출발부터 불공평한 사회로 만들고 있다. 토지의 사유화와 상속으로 빈부의 격차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남아도는 농산물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19세기 후반 경제학과 사회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다룬 Henry George는 ‘빈곤과 진보’라는 저서에서 토지공개념을 주장하면서 토지 소유의 불평등이 빈곤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규정하고 사회적 불평등과 경제적 불공정을 해결하기 위해서 토지세(land value tax)의 도입을 강력히 촉구하였다. George는 ‘빈곤은 사회의 범죄’라는 연설을 통해 빈곤을 범죄로 간주하고 단순히 개인의 불운이 아닌 사회적 구조와 시스템의 결함으로 인한 결과물로 보았다. 그는 부동산의 소유와 사용에 따른 수익의 불공평한 분배가 빈곤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하면서 부동산에 대한 공적인 접근과 재분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경제적 특권과 불평등이 사회적 질서를 위협하고, 빈곤층에 대한 기회의 제한과 자원을 불평등 배분을 심화시켜 범죄율 상승과 사회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파하고 있다.

따라서 형평성을 고려한 토지자원의 재분배와 경제적 공정성을 추구하는 정책이 절실히 요구되며 그렇지 않으면 더 큰 사회적 불평등과 불안정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시각과 접근 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빈곤은 사회의 암적인 범죄이다. 이는 개인의 불행을 넘어 사회 전체에 파급되는 심각한 문제이며, 범죄, 질병, 교육 부족, 사회 불안정 등 다양한 사회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빈곤은 토지 소유의 불평등에서 비롯된 것이며, 경제 성장이 일부에게는 부를 가져다주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빈곤을 심화시키는 현상을 나타낸다. 이는 소수의 토지 소유자가 토지로부터 발생하는 부의 대부분을 독점함으로써, 사람들이 생산적인 활동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것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는 개인의 실패나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와 정책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사회는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책임이 있으며, 이는 공평한 토지 이용과 부의 재분배를 통해 달성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도 도시화와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부유한 집단들이 토지자원을 독식하면서 서민들은 토지에 대한 접근성이 더욱 어려워졌고, 이는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었다.

지금도 전 세계는 무기 전쟁과 함께 굶주림과의 전쟁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인류가 먹고 남을 식량이 생산됨에도 불구하고 대략 7억 명의 인구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으며, 더욱 큰 문제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어린아이들이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지만, 식량이 남아도는 선진국에서는 이를 폐기 처분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이웃 나라의 굶주림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이 없으며, 힘 있는 자들은 성장과 팽창을 강조하면서 사회 전체적으로는 빈부의 격차와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어서 빠른 속도로 더 불행한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지구가 우리 모두의 것이듯 토지는 자연의 산물이며, 그 누구도 완전히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오직 사용할 뿐이며 땅값은 사회 전체의 노동에서 발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토지를 소유한다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고 막대한 지대를 거두는 것은 너무나 불공정한 것이다. 따라서 토지세를 통해 땅값을 사회에 환원하면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최소한 굶주리지 않는 행복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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