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문제 없이 진료 받아”…“파업 끝나야 수술 된다니 걱정”
“큰 문제 없이 진료 받아”…“파업 끝나야 수술 된다니 걱정”
  • 류예지
  • 승인 2024.02.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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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련 병원 분위기
“걱정 많이 했는데 괜찮았다”
“응급실 내부 분위기 어수선”
간호사 “대기시간 증가 안내
수술 필요 시 2차 병원으로”
전국적으로 전공의 집단 사직이 시작되면서 대구 수련병원에도 진료체계의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대체로 평온한 분위기를 보이지만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의료대란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20일 대구지역의 각 수련병원들은 대체로 평소와 비슷한 분위기였다.

오전 10시께 경북대학교병원 본원 진료 접수 창구는 이른 시간부터 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로 북적였다. 외래와 입원 수속을 기다리던 이들은 대부분 오랜 기다림에 지쳤다면서도 평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퇴원 수속을 기다리던 한 70대 여성은 “퇴원 전까지 의사 선생님을 뵀다. 아무 문제 없었다”고 말했다.

응급실에서 수액을 맞은 대학생 이모(24)씨도 “열이 심하게 나서 응급실에 왔는데 20분 정도 기다렸다. 뉴스를 보고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했다.

계명대 동산병원의 상황도 비슷했다. 이따금 로비를 오가는 환자들 사이에서 “이번 파업 오래갈까”라는 말소리가 들릴 뿐 대체로 평소와 비슷했다. 수납처 앞에서 대기하던 시민들도 진료 시 큰 문제는 없었다는 반응이었다.

다만 응급실을 이용하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의료공백으로 인한 불편이 제기됐다.

암 말기 아버지를 모시고 응급실에 왔다는 김모(47)씨는 “오늘은 대기 없이 잘 들어갔지만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쉬쉬하는 느낌이었다”며 “간호사들이 늦어질 수 있다고 안내하더라. 기다리면 진료는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응급실을 빠져나오던 홍경희(58)씨는 “5일 전 목에 생선 가시가 걸려 3일 동안 파티마병원 응급실에 통원했는데 수술이 아예 안 된다고 하더라. 동산병원 의사도 수술을 혼자 할 수가 없어서 파업이 끝나야 수술할 수 있다고 했다”며 “파업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수술 날짜가 잡힐 때까지 항생제만 복용해야 해 걱정이다. 의사들이 환자들 상대로 너무한다”고 토로했다.

서서히 의료진 부족이 체감되기 시작한다며 우려를 표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갑자기 기력이 떨어진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찾은 김모(44)씨는 “담당과에 의사가 교수님밖에 안 남아 있다고 해서 지금 옮겨갈 병원을 찾는 중”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응급실 간호사는 “진료를 못 본다고 말하면 응급실 진료 거부 등 법적으로 문제가 되니 환자분들에게 말도 못 하고 대기시간이 길어진다고 할 수밖에 없다”며 “응급 수술이 필요할 경우 교수님들이 진료 본 후 전원 갈 2차 병원을 알아봐 주고 보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곽병원 간호사 이모(28)씨는 “지난해 경북대병원이 파업했을 때도 병원에 환자가 많이 몰렸었다”며 “이번에도 작년처럼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부에서 걱정이 많다”고 우려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기준 대구 지역 전공의 사직서 제출 현황은 계명대 동산병원(대구동산 포함) 21명, 경북대병원 179명, 칠곡경북대병원 81명, 대구가톨릭대병원 83명, 영남대병원 65명, 파티마병원 23명 등 모두 452명이다.

류예지·유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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