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찢어진 빅텐트
[사설] 찢어진 빅텐트
  • 승인 2024.02.2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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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원칙과상식 등 제3지대 4자 세력이 개혁신당으로 통합을 선언한 후 불과 11일 만에 새로운미래 이낙연 대표가 결별을 선언함으로써 제3지대 빅텐트가 찢어졌다. 비록 총선에서 거대양당의 행태에 염증을 느끼고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열망에 편승하여 총선에서 의미 있는 의석 확보를 위해 개혁신당의 깃발아래 이들 세력들이 합당을 선언하였지만, 정치적 이념이 달라 서로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총선 후 결국 각자의 길로 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출발도 하기 전에 찢어져 기대하고 있는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즉 결별의 이유가 정치적 이념에 따른 개혁신당의 정체성이나 총선에서 제시할 정책 때문이 아니라, 총선에 임하는 당 운영의 주도권 때문이라는 점이 이들 역시 기존 정당과 다름이 없음을 보여준 것이다.

새로운미래측이 통합 결렬을 선언한 결정적인 이유가 합당 과정에서 이낙연 공동대표가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9일 최고회의에서 선거 캠페인 등 선거 정책 결정 등에 관한 전권을 이준석 대표에게 위임하는 것으로 결정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새로운미래측이 통합결렬을 선언하면서 밝힌 “최고위원회의 표결대상이 될 수 없는 선거의 전권을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것은 여러 세력이 통합한 정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개혁신당 이준석 공동대표측에서 이념을 초월한 통합임에도 불구하고 특정인을 낙인찍고 미리부터 배제하려 하는 등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를 탈피하기 위해 통합한 정당에서 이러한 행위가 답습되었다”고 비판한 것에서 잘 나타난다.

일각에서는 새로운미래측에서 과감히 통합에서 벗어나갈 수 있는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출신 중심인 새로운미래가 더불어민주당의 총선공천에 반발하여 탈당하는 비명계 현역 의원들을 영입할 경우 개혁신당보다 많은 현역의원을 확보하여 총선에서 개혁신당보다 앞선 기호를 배정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제3지대 정치세력들의 통합과 결렬의 사태를 보며, 어떤 정치적 미사어구를 동원하여 국민들을 현혹하더라도 결국 본질이 다른 정치적 이념을 가진 정치세력들의 이합집산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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