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경상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남한 제일의 도회지로서 부산과 경성 사이의 요충지이고 경부철도의 큰 역이다. (중략) 경상도 여러 군과 전라, 충청, 강원의 주요 지역과 사도팔달(四道八達)로 연결되는 위치에 있다. ‘한국 대구안내 (1905)’ 中

20세기 이후 대구는 어떻게 변해 왔을까. 1905년 대구와 주변 지역의 주요 교통편은 기차였고 1918년에는 기차 외에 정기 자동차편이 생겼다. 1905년 대구에서는 한국 화폐가 쓰였으나 1918년에는 일본 화폐가 통용됐다. 1910년 일제강점기 이후 ‘한국화폐’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대구의 상황과 변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사료인 ‘대구안내’ 시리즈 중 1905년판과 1918년판 번역문이 대구시청 누리집에 공개됐다. 영남대 일어일문학과 최범순 교수가 책임번역자로 참여했다.

1905년부터 발간된 ‘대구안내’는 대구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이 자국인에게 대구를 소개하는 책으로 1910년대, 1920년대, 1930년대까지 5번 발간됐다.

1905년 6월 대구실업신보사가 처음 발간한 ‘대구안내’(당시에는 ‘한국 대구안내’)는 80여 쪽의 소책자로 당시 대구의 지리, 일본인 거류민 상황, 명승고적, 한일 관공서와 회사·종교시설, 교통, 일본인 점포 광고 등이 실렸다.

일제강점기인 1918년에는 120쪽으로 늘려 발간했고 대구의 인구, 행정, 사법, 세금, 교육기관, 농업·공업·상업 등 산업도 상세한 통계자료를 제시해 일본인 거주 이후 변화하는 대구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책 서문에는 대구를 ‘남한의 대도회지’로 소개하며 부산을 고베항, 대구를 오사카에 비유하면서 대구의 발전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당시 일본인들의 시각에서 부산보다 대구가 남한의 중심지였고 더 큰 발전 가능성을 가졌다고 봤다.

대구시는 ‘대구안내’ 외에도 2016년부터 ‘대구부읍지’, ‘영남감영사례’, ‘대구부사례’, ‘대구민단사’, ‘대구요람’ 등 예전 대구의 상황을 알 수 있는 한문·일본어 고서들을 매년 번역해 시청 누리집에 ‘대구사료총서’로 공개하고 있다.

조경선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대구안내 책자는 일제강점기 대구의 상황과 변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사료로 지역사에 관심있는 연구자들과 시민들이 많이 활용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대구 관련 고서들을 번역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