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明·文 갈등’으로 분열 수순 밟나
[사설] 민주당, ‘明·文 갈등’으로 분열 수순 밟나
  • 승인 2024.02.2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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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사실상 ‘컷오프’하면서 친명계와 친문계 간의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방탄 공천’에 반발하는 ‘사천’ 항의도 빗발치고 있다. 일부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물러나라거나 ‘당신 가죽을 벗기라’는 식의 거친 발언도 했다 한다. 전직 총리나 대표 등 당의 원로들도 이 대표 방탄 사천을 우려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민주당이 갈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세간의 관심사였던 임 전 실장이 공천 신청한 서울 중-성동갑에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27일 친명계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 이에 친문계 고민정 의원은 ‘사천 논란’에 반발하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이해찬 당 고문도 임 전 실장의 공천을 주문했을 정도로 임 전 실장은 친문계의 상징적 인물이다. 임 전 실장의 탈락은 곧바로 비명계 공천 학살의 표상으로 볼 수 있다.

컷오프됐거나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10%를 통보받은 의원들의 탈당도 이어지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진즉에 탈당했고 공천과 관련해 김영주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이수진, 박영순 의원 등도 당을 떠났다. 비슷하거나 정도가 더 심한 흠결이 있는 데도 친문계는 공천이 확정됐고 그보다 훨씬 덜한 비명계 의원들은 컷오프됐거나 페널티를 안고 친명계와 경선을 벌여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도 탈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공천이 ‘친명횡재’, ‘비명횡사’인 점은 한국 의정사에 타산지석으로 길이 기록될 사안이다. 그렇지만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비명계 의원들도 답답하다는 생각이다. 윤영찬 의원은 탈당하기로 약속까지 해놓고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성희롱 발언으로 낙마하자 다시 공천을 기대하며 당에 잔류했다. 그러나 하위 10%의 30점 감점을 받고 경선하게 됐다. 희망이 희박한 불리한 경선이다. 경선에서 이수진 의원처럼 이 대표에게 ‘명비어천가’를 불렀던 사람이 자기가 컷오프 대상이 됐다고 해서 탈당해 이 대표의 비리를 폭로하는 것도 정의와는 거리가 멀다. 감점을 받고도 실낱같은 희망으로 친명계와 경선하겠다는 비명계 의원들도 국민이 보기에는 측은하다. 민주당이 공천과정에서부터 국민의힘에 지고 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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