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군 ‘안갯속’…혼란스런 국민추천제
후보군 ‘안갯속’…혼란스런 국민추천제
  • 이지연
  • 승인 2024.03.1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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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대구 2곳 등 총 5곳 대상
누구나 신청 가능 후보 난립
“텃밭 유권자 무시하는 처사”
현역의원·도전자도 ‘깜깜이’
“전략공천 또 다른 형태” 주장
국민의힘이 ‘현역 불패’ 논란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꺼내든 국민추천제가 유권자까지 패싱한 전략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누구나 신청이 가능한 선거구이기에 후보자 난립으로 선거구민들의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당 선거구들은 총선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후보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11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서울 강남갑과 을, 대구 동구군위갑과 북구갑, 울산 남구갑 등 5곳을 국민추천제 지역구로 선정했다.

해당 선거구는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온라인으로 후보자 신청을 받았다. 오는 13일 면접을 거쳐 15일 최종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심사기준은 도덕성·사회 기여도·면접·지역 적합성이다.

국민추천제는 온라인 접수를 원칙으로 해 심사료를 없애고 제출 서류도 최소화했다. 후보 자격은 국회의원 피선거권이 있는 국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제3자 추천 방식도 가능하다.

표면적으로는 ‘열린 문’이나 현역 의원이나 도전자들에게는 ‘깜깜이’, ‘밀실 공천’ 형태나 다름없어 사실상 현역 컷오프(공천배제)를 위한 전략공천의 또 다른 형태로 인식되고 있다.

국민추천제가 적용되는 대구 동구군위갑의 현역인 류성걸 의원과 북구갑 양금희 의원은 경선 기회조차 잃은 채 익명의 다수 도전자들과 경쟁하고 있다.

익명의 A 의원은 “갑작스런 통보에다 하위 30%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경선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것은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들 모두 공관위의 심사를 받기 위해 국민추천제 신청을 한 상태다.

제3자 추천이 가능함에도 온라인 접수로 한정함에 따라 일부 예비후보들은 추천서 반영 여부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임재화 동구군위갑 예비후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제3자 추천이 가능하나 이메일 접수로 한정하고 있어 컴퓨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 등에서 불편이 이어졌다”며 “많은 지지자들이 써준 추천서가 공관위에 어떻게 의미 있게 전해질지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예비후보들은 물론 해당 선거구 주민들도 ‘오리무중’인 후보군 상황을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전국 5곳 중 대구경북(TK) 2곳에 국민추천제를 적용하면서 일각에서는 ‘텃밭’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대구 북구 산격동 주민 B씨는 “선거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아 뉴스를 통해 겨우 느낄 정도”라며 “지역구 일꾼을 뽑는다면서 우리 동네에 누가 꽂힐지 모르는 상황 아닌가. 당 지지도가 높은 TK에서 정작 유권자가 의중에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전략인지 의문이 간다. 후보자가 결정돼 봐야 알겠지만 공정성에 대한 설득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출된 후보자로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오는 28일 돌입하는 선거 운동기간을 불과 2주 앞두고 인지도를 끌어올리며 동시에 유권자 표심 공략에 나서야 한다.

이지연기자 lj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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