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행복하려면 몰입!
[대구논단] 행복하려면 몰입!
  • 승인 2024.03.1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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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규 행복학교 교장
몰입이라는 주제의 책들이 한때 유행한 적이 있었다. ‘몰입의 과학’, ‘몰입의 즐거움’ 등 다양한 부분에서 몰입이라는 개념을 다각도로 조명하였다. 심지어 ‘인생을 바꾸는 자기혁명’이라는 카피까지 붙은 책을 볼 때면 몰입에 대한 궁금증은 더 커져간다.

과연 몰입이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몰입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몰입, 어느 순간 완전히 시간의 개념을 벗어나 그 일과 일심동체가 되는 단계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기타리스트가 신들린 기타 연주를 할 때, 그는 연주, 그 자체와 하나가 된다.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땀을 흘리며 몇 시간 연주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치지도 않는 상태가 바로 몰입이다.

혹시 음악을 좋아하지 않을 이를 위해 더 쉬운 예를 들어보자. 집에서 영화를 볼 수도 있지만, 일부러 극장을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조용한 공간, 어두운 극장에서 영화에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는 동안, 머릿속 맴돌던 고민도 잠시 잊게 된다.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신나게 하늘을 날기도 하고,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어 울기도 한다. 바로 몰입을 경험한 것이다.

그렇다면 몰입은 행복과 어떤 상관관계를 가질까? 펜실베니아 마틴셀리그만(Martin Seligman) 교수에 따르면 행복, 웰빙을 위한 5가지 원칙으로 PERMA를 언급했다. 즉 긍정정서(Positive emotion), 몰입(Engagement), 관계(Relationship), 의미(Meaning), 성취(Accomplishment)이다. 몰입은 인간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원소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몰입이 행복을 위하여 반드시 가져야 할 필수요소까지는 아니지만, 몰입이라는 개념을 이용하여 우리는 행복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소위 회복 탄력성이 좋다는 사람들은 입을 모아 몰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인생, 보이지 않는 수많은 갈등 속에서 기뻐하기도, 힘들어하기도 한다. 기쁜 선택을 할 때 행복하지만, 항상 선택이란 최선이 될 수는 없기에 반성을 하고 때로는 우울한 감정에 휩싸이기도 한다. 즉 삶을 날씨로 표현한다면 항상 맑은 날이 있지는 않다는 말이다. 비가 오기도 하고, 눈이 내려 밖을 나갈 수가 없는 날도 있으며, 때로는 태풍이 불어 자신을 보호해주고 있던 울타리가 무너지기도 한다. 하지만 비가 오고 태풍이 분다고 우리는 언제까지 동굴 안에서, 날씨가 좋을 때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몰입을 배워야 한다. 힘든 날이면 자신을 잊을 만큼 좋아하는 일을 찾아 힘든 시간을 잊기도 하고, 스스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도파민과 세로토닌 같은 행복 호르몬 분비를 인위적으로 만들기도 해야 한다. 즉 자급자족할 수 있는 행복, 몰입을 통해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몰입을 위해 한 가지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바로 마음 챙김, Mindfulness이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이 단어를 어렵게 생각할 필요까지는 없다. 호흡을 통해 내 마음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조용한 곳에서 자신을 바라볼 때 우리는 복잡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몰입을 위해 버릴 것이 보인다. 책장 안의 보지 않는 책들도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지만, 불필요했던 고민과 인간관계도 보인다.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챙기는 시간이 정리되어야 몰입할 수 있는 여유와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쉽게 말해 어지러워진 책상 위에 집중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편하게 눈을 감고 몸과 마음을 내려놓는 시간을 가질 때 몰입의 힘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몰입, 스트레스를 잊게 해주는 명약이기도 하다. 두통과 고민으로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오는 날, 맥주 한 캔으로 마음을 달래는 것도 좋지만, 그 근심이 없어질 때까지 몰입 걷기를 권하고 싶다. 땀으로 온몸이 젖을 때까지 생각없이 걸어보는 건 어떨까? 마라톤과 걷기에 몰입이 되어 있는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대체로 몸과 마음이 건강한 편이다. 스트레스로 찌든 마음 역시, 걸으며 몸의 생체리듬이 정상화가 되기도 한다.

행복해지고 싶다는 당신을 위해 하고픈 말이 있다. 몰입의 기회를 기다리지 말라, 인위적으로 몰입할 대상을 찾아라(대상은 당신이 생각하는 궁극의 행복과 가까우면 더 좋은 일이다), 그곳에 시간을 투자하여 몰입하라.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경제학 한 부분이기도 하다. 제한된 시간과 자원 속에서 우리가 행복할 방법, 생각보다 많은 수도 적을 수도 있다. 오늘 언급한 몰입이 당신의 행복을 위한 보너스와 같은 한 주를 만들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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