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동안 가족들의 식사를 도맡아 챙기느라 고생한 아내에게 맛있는 음식을 차려주고 싶어요”

수성 거꾸로 인생학교 입학식에서 만난 정석민(55·만촌동)씨는 전통요리학과에서 다양한 요리법을 배우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1년 간 휴직을 계기로 인생학교에 입학해 도시농부학과 수업을 들으며 농업에 대한 지식을 쌓아 향후 전원생활에 도움을 받고 싶다고 했다.

2018년 문을 연 거꾸로 인생학교는 가족과 사회를 위해 달려온 만 45~75세 중·장년층에게 다양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건강한 노후 생활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수성구 평생학습관 대강의실에서 열린 제10기 입학식에서는 교실에 앉은 입학생들의 표정에서 설렘과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술관산책학과 수업을 들을 예정이라는 김동연(54·시지동)씨는 “두 딸이 출가해 시간적 여유가 생겨 듣게 됐다.

작년에는 대구뿐만 아니라 대전, 부산 등 타지역 미술관까지 현장학습을 가 미술작품에 대한 지식도 쌓고 마음도 풍요로워지는 힐링 시간이었다”고 미소지었다.

지난달 퇴직 후 입학했다는 임이숙(62·범어동)씨는 “평소 문화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았지만 바쁜 일상으로 기회가 없었다. 이제야 미술 관련 수업을 듣는다 생각하니 학생 때로 돌아간 것처럼 들뜬다”며 “거꾸로 인생학교라는 이름처럼 지나온 삶을 거꾸로 되돌아보고 퇴직 후 새로운 일상을 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10기에서는 미술관 산책학과, 전통요리학과, 도시농부학과, 부동산세 완전정복학과, 우리집 수납정리학과, 스마트폰으로 인생사진 찍기학과, 챗 GPT입문학과 총 7개 학과에 170명의 수강생이 6월 12일까지 3개월간 12회차 수업을 듣게 된다.

이 중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인 스마트폰으로 인생사진 찍기 학과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다루는데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에게 사용법, 보정 등 기능 관련 교육을 하고 실내·외에서 촬영실습도 한다.

올해 첫 개설된 챗 GPT입문학과는 ChatGPT를 일상에서 활용하는 법, 콘텐츠 제작과 수익화 방법 등 3회차 수업으로 진행한다.

인생학교 1기부터 도시농부학과 수업을 진행한 강사 강영수(45)씨는 “도시농부학과는 하우스재배, 밭 작업, 대형 농기계 등 농업 전반에 대한 전문 강의를 듣고 직접 감자와 채소 등 모종을 심고 수확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며 “코로나가 끝나 본격적인 야외 활동으로 학생들이 활력을 되찾고 보람찬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