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TX 개통 20년, 그곳에 사람이 있다”
[기고] “KTX 개통 20년, 그곳에 사람이 있다”
  • 승인 2024.03.2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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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민 한국철도공사 대구본부장
얼마 전 지역에서 열린 포럼에서 한 참석자가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KTX가 다니지 않았던 시절의 서울 출장은 1박 2일 일정이라 겸사겸사 서울 친구들과 한 잔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있었는데, 요즘은 모든 출장이 당일로 바뀌어서 아쉽다는 귀여운 푸념이었다.

그렇다. KTX의 등장으로 서울은 몇 시간 만에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가까운 이웃 동네가 되었다. 최고 속도 140km/h를 달리는 새마을호가 세상에서 제일 빠른 줄 알았었는데 두 배 빠른 KTX가 다니고부터는 느린 열차가 되었다. 새마을호, 무궁화호, 비둘기호로 구분하던 열차 이름도 고속열차와 일반열차로 분류한다. 이렇듯 KTX는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가지고 있던 육상교통의 속도 관념을 바꾸어 버렸다. 300km/h 정도는 달려줘야 빠르다는 표현이 적합한 시대가 된 것이다.

1969년부터 고객을 맞은 동대구역은 2004년 KTX 운행을 앞두고 두 배로 규모를 확장하였고 개량을 거듭해 이제는 약 세 배의 크기가 되었다. 2004년 657만명이던 고속철도 연간 이용객이 작년에는 1천782만명을 기록하였고 현재는 하루 평균 4만9천명이 이용하는 국내 두 번째 고속철도 역으로 성장했다.

홍익회 우동을 팔던 동대구역광장은 대규모 선상공원으로 조성되었고, 역사 옆에서 고속버스 회사별로 운영되어 불편했던 버스터미널은 고속과 시외버스, 지하철을 아우르는 훤칠한 통합환승센터로 탈바꿈하여 동대구역과 함께 동남권 지역의 핵심 교통허브이자 전국적인 연계교통 우수모델로 자리매김 했다.

이렇듯 KTX가 가져온 속도의 혁신은 동대구역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에 많은 긍정적 변화를 이끌었으며, 철도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기존의 낭만철도에 더해 오늘과 미래를 향한 혁신철도로 확장되었으리라 믿는다.

오는 4월 1일이면 KTX가 개통한 지 꼭 20년이 된다. 사람으로 따지자면 성년이 되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동대구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더 나은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우선 선상공원 및 고가도로에 가려져 어둡고 칙칙한 승강장에 LED 조명 등을 추가 설치하여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밝게 하고, 복잡했던 안내표지 160개를 일괄 정비할 예정이다. 또한 고객 안내 및 불편 접수, 유실물처리 공간이 따로 떨어져 이용이 불편했던 역무실을 통합하고, 역사 내 자동발권기 등 편의 설비를 재정비하는 등 시민이 이용하기 편리한 역으로 만들어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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