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 변신 천하장사’ 이태현, 은퇴 선언
‘대학교수 변신 천하장사’ 이태현, 은퇴 선언
  • 승인 2011.03.30 00:4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래판 위에서 은퇴식을 하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이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전념하겠습니다.”

대학교수로 변신한 ‘씨름판의 황태자’ 이태현(35)이 4월7일 개막하는 충북보은장사씨름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이태현은 지난 2월 용인대 교수로 임용돼 은퇴가 예상되긴 했지만 씨름팬들은 보은장사대회에서 모래판에 선 그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강의 준비로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이태현은 고심 끝에 은퇴 시기를 결정했다.

이태현은 2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 달 동안 샅바를 잡지 않고 있다가 대회 준비를 위해 씨름부 학생들과 연습을 해봤는데 도저히 힘이 달려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태현은 1980년대 민속씨름이 출범하면서 이만기와 강호동의 계보를 잇는 씨름판의 절대 강자였다.

세 차례 천하장사 꽃가마를 탔던 이태현은 백두급(무제한급)에서는 20차례나 정상에 올라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이태현은 수많은 우승을 했지만 아직도 1994년 12월 처음 천하장사에 올랐던 경기가 가장 기억이 남는다고 했다.

당시 신인이었던 이태현은 청구씨름단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백승일과 결승에서 만나 1시간20분이 넘도록 승부를 가리지 못하다 체중을 달아 천하장사에 올랐다.

이태현은 “그때는 승부가 나지 않으면 가벼운 체중의 선수가 이긴다는 규정이 없었다”며 “너무 승부가 나지 않자 대회 관계자들이 모여 이 같은 결정을 내렸는데 이 때문에 ’저울장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회고했다.

남성미가 넘쳐나는 외모로 2000년대 초까지 큰 인기를 얻었던 이태현은 “선수생활을 하면서 CF모델을 꼭 해보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다”며 “화장품 모델을 했던 축구선수 안정환이 너무나 부러
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설날장사대회 결승에서 이슬기(현대삼호중공업)에 패해 21번째 백두봉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던 이태현은 “사실 이슬기에게 패한 뒤 이제는 물러나야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술 씨름을 펼치는 이슬기와 힘이 좋은 윤정수(현대삼호중공업)가 씨름판의 강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현은 “은퇴경기를 못하고 씨름판을 떠나게 돼 아쉽지만, 씨름이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후배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