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내 삶의 멘토
<대구논단>내 삶의 멘토
  • 승인 2011.04.1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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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효 진 스피치 컨설턴트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이 본격적인 파이널 경연에 들어가며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파이널 진출자와 함께 이들을 서포트하는 멘토들 역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연륜과 전문성을 토대로 한 조언을 통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멘티(Mentee)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도 멘토가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은 자신의 멘토로 어떤 유형을 원할까? 한 취업포털사이트가 최근 직장인 890여명을 대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의 멘토 중 자신의 멘토로 삼고 싶은 인물을 조사한 결과, 김태원 같은 유형의 인물을 가장 멘토로 삼고 싶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44.4%가 멘토로 원했던 김태원은 위대한 탄생에서 “1등에 너무 치중하지 마라. 프로그램이 끝난 뒤 너희들의 삶이 더 중요하다” “나는 멘토지만 너희를 가르치지는 않는다. 단지 너희들 안에 있는 것을 끄집어 내줄 것이다” 등 진심어린 조언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직장인들 역시 이 같은 따뜻한 조언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김태원에 이은 다음 멘토로는 부드러운 멘토 신승훈이 20.8%를 차지했다. 멘토와 멘티들 사이에 형님, 동생하면서 우애를 약속하는 친근한 멘토를 원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어 세심하고 다정다감하게 현재를 즐기도록 돕는 베짱이 멘토 김윤아가 13%, 객관적 시선으로 따끔한 지적을 아끼지 않는 이은미가 11.3%, 날카롭고 독하지만 정확하게 지적해주는 솔직한 독설가 방시혁이 10.4%를 차지했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요즘 직장인들은 성과 압박과 과도한 경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만큼 따뜻한 멘토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직장 동료나 선·후배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멘토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멘토라는 말은 애초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친구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트로이 전쟁에 나선 오디세우스는 아들 텔레마코스의 교육을 친구인 멘토르(Mentor)에게 맡겼다. 멘토르는 오디세우스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무려 20년 가까이 텔레마코스의 친구이자 스승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돌봤다. 이후 멘토르는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주는 지도자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멘토와 제자의 관계를 나타내는 멘토십의 대표적인 사례는 설리번 선생과 헬렌 켈러, 퀴리부인과 딸 이레느, 링컨대통령과 초등학교 담임 그레엄, 그리고 영화 `화인딩 포레스터(Finding Porestor)에서 나오는 고등학생 자말과 은둔 작가 포레스터, 국내 드라마 대장금에서 한 상궁과 장금이, 상도에서 홍득주와 임상옥, 동의보감에서 유의태와 허준 등과 같이 역사 속에서, 우리 주위에서, 그리고 영화에서도 많이 찾을 수 있다.

최근 카이스트가 학생 4명과 교수 1명의 잇따른 자살로 위기에 빠져있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카이스트 개혁방안 중 하나로 교수와 학생이 졸업 때까지 멘토와 멘티로 만날 수 있는 제도 신설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사례로 제시한 멘토와 제자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멘토십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부분이다.

카이스트에서 꿈을 향해 노력하는 이 시대의 수많은 젊은이들은 그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며 희망과 용기를 주는 멘토가 절실한지도 모르겠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의문과 염려가 있을 때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기꺼이 나누어 주고 또한 대화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지도록 조언해주는 좋은 멘토를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큰 행운인가!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삶의 방식을 선택해야 하는 멘트들이다. 길을 묻는 멘티들에게 마음에 와 닿는 조언을 통해 스스로 재능을 키우도록 돕는 따뜻한 멘토. 국민 할매 김태원 같은 위대한 멘토의 탄생이 현재 카이스트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멘토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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