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광장> "일하고 싶은 어르신 모이세요"
<실버광장> "일하고 싶은 어르신 모이세요"
  • 대구신문
  • 승인 2011.06.0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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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노인일자리사업 추진 활성화
46개 기관 179개 사업단 운뎡, 7개구 시니어클럽 시장형사업 호응
“일하기를 희망하는 어르신들 모이세요” 대구시가 노인일자리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대구시는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종합 사회복지관 등 46개의 노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을 두고 있으며 모두 179개의 사업단을 꾸려나가고 있다.

특히 노인일자리수행기관 중 가장 호응을 얻고 있는 곳은 7개구의 시니어클럽.

시니어클럽은 노인일자리사업 전담기관으로 2005년부터 보건복지부에서 대구시로 지정권자가 넘어온 기관이다.

대구 달서시니어클럽 회원들이 장난감 세척업무에 열심을 다하고 있다.

이곳에는 관장, 팀장, 사회복지사 등 35명의 직원이 있으며, 노인일자리 알선 및 상담, 지속적인 인력관리, 노후 소득기회 확대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노인의 사회적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를 개발해 직접 사업을 꾸려나가기도 한다.

시니어클럽에서 전담하고 있는 사업은 공익형, 교육형,복지형, 시장형 등 모두 7개의 사업이며 이 중 가장 활기를 띠고 있는 사업이 시장형 사업이다.

이 사업은 고령화 사회로 매년 늘어나는 노인인구에 대한 정책으로 소규모의 전문직종 사업단을 공동으로 운영해 노인들의 장기적인 근로와 안정된 소득보장을 하는데 목적이 있다.

또 점차적으로 국가지원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기반을마련을 하는 것도 이 사업의 주목적이다.

시업단은 정부에서 어르신 1인당 연간 130만원을 지원받아 어르신에게 매달 20만원씩 적정 수준의 인건비를 보존해주고 있으며, 남는 수익금은 사업단 운영비나, 적립금으로 비축해 향후 사업비에 사용하게 된다.

이들은 또 각 지점당 10명이상의 일하기 희망하는 어르신의 신청을 받아 하루에 4시간씩 한주에 2번씩만 돌아가는 근무조건을 만들어 노인 여가 활동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 7개구 시니어클럽의 시장형 사업

현재 대구시의 시장형사업은 7개구 시니어클럽에서 노인들의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살린 음식점, 꽃집, 공동작업장, 카페, 반찬가게 등 43개의 사업이다.

노인들의 손맛을 살린 음식점으로는 달서시니어클럽의 할매국시집과 남구시니어클럽의 이천손국시가 있다.

현재 두 식당에는 각각 12명, 18명으로 구성된 노인들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옛 추억의 맛을 잊지 못해 찾아 오는 손님들이 많다.

또 남구시니어클럽의 경우 ‘햇빛촌마을만들기사업’을 전개해 장터, 재활용품 나누기 사업, 여름밤 마을 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 사업은 이주·재개발 등으로 침체된 지역 주민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선사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주는 가슴따뜻한 사업이다.

중구시니어클럽의 경우 지난달 25일 중구 봉산동 메트로프라자 지하상가에 노인 15명으로 구성된 ‘마실김밥’을 오픈했다.

이곳은 깨끗하고 아담한 인테리어와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들의 입맛을 충족하고, 접근성이 용이해 활발한 사업을 꾸려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동구시니어클럽은 취약계층의 결식이웃 및 지역주민들에게 위생적이고 양질의 급식서비스를 제공하는 은모닝 도시락 사업단을 꾸려 매일 어려운 이웃들에게 봉사정신과 사랑이 담긴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

수성시니어클럽의 경우 지난해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아 두부, 콩나물사업을 활발히 진행중이며, 참기름, 볶은 깨, 쌀을 제조 판매하는 달서시니어클럽의 백세참기름 등이 있다.
이밖에 보건복지부 ‘2010년 노인일자리사업 창업모델형 기획공모’에 선정된 전국 최초 모델사업으로 대구지하철2호선 문양역 내 북구시니어클럽의 ‘카페 나우’가 있다.

이곳은 어르신들이 젊은이 못지 않게 건강하고 당당한 모습의 바리스타로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대구시 김주한 저출산고령사회과장은 “고령화사회를 맞아 노인들이 사회적으로 자립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다”며 “앞으로도 노인들이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나가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제2의 인생 커피와 함께...전국최초 실버카페 ‘나우’


“젊은이들만 바리스타되란 법 있나요?”

5일 대구지하철2호선 종점인 문양역 내 카페 ‘나우’.

“어서오세요” 말끔하게 옷을 차려입고 정중하게 인사하는 점원은 다름아닌 60세 가량으로 보이는 어르신.

전국 최초 실버카페 '나우' 회원들.

뿐만아니라 커피를 뽑고 서빙을하는 종업원들 모두 머리가 희끗하고 눈가에 주름이 진 노인들이었다.

이곳은 지난 2009년 보건복지부와 한국인력노인개발원에서 주최한 기획공모전에서 선정된 북구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전국최초 실버카페.

점장을 맡고 있는 김상진(62)씨는 “나우는 평균 64세의 노인 14명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며 “모두 젊은 바리스타 못지 않은 실력을 뽐내고 있다”고 말했다.

나우는 지난해 9월 가오픈해 커피전문매니저를 초청, 14명 모두가 바리스타 전문교육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종업원들은 주말 많은 손님들의 주문에도 불구하고 능수능란하게 커피를 뽑아냈다.

나우 초창기 멤버인 박기옥(여·66)씨는 “처음엔 아무것도 몰라 힘들었지만, 지금은 수십여 종류의 커피를 만들수 있다”며 “여러사람을 접하고 무엇보다 젊은 시절 직장에 가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김점장의 말에 따르면 이곳은 주말, 평일 할 것없이 수많은 등산객들이 문양역 근처에 위치한 마천산을 찾고, 대구시 매운탕먹을거리마을로 지정된 곳이기도 해 최고의 유동인구를 자랑하고, 최적의 입지를 갖춘곳이라 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카페와 달리 음료는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종류를 갖추고 있어 젊은이, 노인 누구나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손님 권동우(25·남구·대명동)씨는 “종업원들이 모두 어르신들이라 깜짝 놀랐다”며 “커피도 어르신들이 직접 뽑길래 과연 맛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유명한 커피집 못지 않은 맛”이라고 말했다.

김점장의 바람은 앞으로 나우가 더 발전해 대구 지역 곳곳에 분점을 내는 것.

그는 “황혼의 때에 제2의 인생을 사는 지금 삶이 너무 행복하다”며 “앞으로 일 하는 노인들이 더 많이 늘어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꽃집종업원으로 새 삶 찾은 정잠태 할머니

“이 나이에도 직장을 가질 수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데요.”

노인일자리사업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분이 있다. 올해 65세를 맞은 정잠태(65·사진)씨가 그 주인공.

정씨는 지난 3월 지인을 통해 남구시니어클럽에서 꽂집 종업원을 구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시니어클럽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모르고 있던 그는 “늙은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먼저 앞섰다.

하지만 이 사업이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노인 일자리 사업이란 것을 알게 됐고, 사업 대상 기준 중 65세 이상 기준에도 맞아떨어져 운좋게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평소 봉사정신이 투철한 그는 9년 째 시각장애인 봉사를 해왔다.

하지만 봉사활동이다 보니 사비를 들여 갈때도 있고, 장거리를 갈 때도 있어 점점 재정이 부족해지고 봉사 횟수도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가끔 가던 봉사활동마저 돈걱정에 가지 못하게 되자 외로움을 느끼던 그는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고, 현재 3개월 째 꽂집에서 일을 하고 있다.

처음엔 꽃에 대한 상식도 없고 화분에 물을 얼마나 줘야 되는지 몰라 걱정만 했던 정씨는 “경험이 없어도 상관없다”며 “시니어클럽 팀장이 처음부터 일을 다 알려주기 때문에 배우다 보면 자연스레 일에 감을 잡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일을 완벽히 하지 못하지만 일을 하는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번진다는 정씨.

일주일에 2번, 한달에 10번 일을 해 20만원의 수입을 버는 정씨는 “영감과 가끔 맛있는 것도 사먹고 가끔 오는 손자손녀들 용돈도 준다”며 “작은 수입이지만 이 나이에 일을 해 수입을 번다는자체만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그에게도 걱정은 있다. 대구시의 예산이 1인당 연간 130만원을 지원하다 보니 130만원을 초과하게 되면 다른 노인에게 일자리가 주어진다는 것.

사업장에 수익이 난다면 노인들이 개월수에 상관없이 일을 할 수 있지만 불경기다 보니 요즘은 사업장에 수익이 잘 나지 않아 개월수가 다 한 노인들이 일을 그만둘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씨는 “정부에서 보다 많은 노인들에게 일자리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노인들을 꾸준히 채용해 전문인력으로 키워 사업장의 질을 높이는 것도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노인일자리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집에서 외로움과 싸우고 있는 노인들에게 한낱 희망을 안겨주길 바란다” 고 당부했다.

예쁜 꽃들과 함께하니 내 마음도 한껏 젊어 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어 보이는 정씨.

“앞으로 노인들의 일자리가 더 많이 늘어나 나같이 새삶을 살아가는 노인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내게 새삶과 희망을 안겨준 남구시니어클럽에 감사하다”고 따뜻한 말을 전했다.

김연진 기자 yeon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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