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우재용 지사를 떠올리며
<대구논단>우재용 지사를 떠올리며
  • 승인 2011.08.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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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대구광역시달성교육지원청 교육장

지난 월요일은 광복 제66주년 되는 날이었다. 오전 9시에는 신암선열공원에서 추모 참배가 있었고, 이어서 10시에는 문화예술회관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신암선열공원에는 향토의 독립지사 60여 분이 모셔져 있는데 달성군 출신으로는 화원 출신의 박재헌(朴在憲) 지사가 잠들어 있다. 그러나 당시는 현재 대구의 절반이 넘는 땅이 모두 달성군이었으니 굳이 달성군 출신을 따진다면 30여 분에 이른다고 해도 될 것이다. 박재헌 지사는 1919년 3월 만세 운동에 참가하였으며, 상해 임시정부의 군자금을 모았던 분으로 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조국 광복을 이룬 것을 특별히 기념하는 1995년 광복 제50주년 행사 때에 훈ㆍ포장을 수여받은 달성군 인물들을 살펴보면, 의열단 투쟁으로 애국장을 받은 이현준(李賢俊), 3ㆍ1운동에 참가한 공으로 건국 포장을 받은 권상문(權相文), 서건수(徐健洙), 우성동(禹成東), 우승기(禹升基), 우찬기(禹瓚基), 조석하(曺錫河) 및 대통령 표창을 받은 채명원(蔡命元) 지사 등이 있다.

10여 년 전, 달성군 지역을 답사하던 중 유가면 유곡리 뒷산에 독립투사의 묘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본 적이 있었다. 간신히 그곳에 이르렀더니 묘는 1963년 국립묘지로 옮겨 가고 1m가 조금 넘을 듯한 조촐한 묘비와 밑받침돌만 남아 있었는데 바로 우재용(禹在龍, 1884-1955) 지사의 흔적이었다.

지사가 태어난 1884년은 우리나라가 근대국가 수립을 꿈꾸며 시작된 갑신정변(甲申政變)이 일어났을 무렵이었다. 이 무렵 고종(高宗)은 자주 독립의 의지를 실천하고자 나라 이름을 대한제국이라 고치고, 자주 독립 국가로서 새롭게 출발할 것임을 온 세계에 선포하였다. 이에 선각자들은 민족적 역량을 결집시키고자 곳곳에 학교를 세우고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나 지사가 청년이 되었을 때에는 일제의 침략이 더욱 노골화되어 1910년 마침내 을사조약을 강제로 맺고 우리의 주권을 빼앗고 말았다. 이에 국민들은 각계각층에서 일제의 침략을 규탄하고, 조약의 폐기를 주장하는 운동을 전개하였다.

지사는 1899년(대한제국 광무 3년) 대구 진위대(鎭衛隊)의 참교(參敎, 현재 분대장급)로 있다가 진위대가 해체되자, 1907년(융희 1년) 부하들을 이끌고 정용기(鄭鏞基)의 산남의진(山南義陣)에 참여, 항일 투쟁에 합류하였다.

진위대는 1895년 지방의 질서 유지와 변경 수비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근대적 형태의 지방 군대였으나, 일제는 식민 지배에 위협 세력으로 성장할 것을 두려워하여 1907년 8월, 전격적으로 해산시켜 버렸다. 이에 우재용 지사는 기존 의병부대에 합류한 것이었다. 산남의진은 정환직(鄭煥直), 정용기(鄭鏞基) 부자가 중심이 되어 1906년 3월 영천에서 창의하여 경북 등지에서 총 180여 회의 항일 유격전을 편 의병부대였다.

지사는 산남의진의 연습장(練習將)으로 있으면서 경북 청하와 영일에 주둔한 일본군을 무찌르고 영천에서도 크게 활약하였다. 그 후 부하 70여 명을 이끌고 대구 팔공산 전투를 위해 무기를 구입하러 가던 중 일본 헌병에 체포되었으나 1911년 이른바 한일합방의 특사로 풀려났다.

이후 1925년 광복회에 참여하여 군자금을 모아 군사학교를 설립하고, 안동 출신의 투사 권영만(權寧萬)과 함께 일본인 관리들이 경주에서 대구로 옮기는 세금 8,700원을 빼앗아 무기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3ㆍ1운동 때에는 주비단(籌備團)에 가입하여 독립 자금을 모으던 중, 1921년 군산에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무기 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다행히 평생 염원이었던 광복을 보고 1955년, 거룩한 일생을 마쳤다. 이에 정부에서는 대한민국 건국 공로 훈장을 수여하였다.

우리 고장의 이러한 독립지사의 훌륭한 애족애국 정신을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에게 바르게 가르치는 일은 우리의 사명이요 과업이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진지하게 지사들의 훌륭한 정신을 받아들이도록 그 방안을 찾아내고 지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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