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당국으로부터 사실상 `부실’ 판정을 받은 셈이다. 2년 연속 제한 대상에 포함된 대학은 퇴출이 불가피하다. 다행히 대구지역 대학은 한 곳도 포함되지 않지만 경북은 무려 4개 대학이 선정됐다. 특히 이 중 2개 대학은 대출제한까지 받게 되는 등 자구노력이 없는 한 퇴출이 예상된다.
대학 구조조정은 대학부실이 상상이상으로 심각한 상태임이 지속적으로 밝혀지면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된 상태다. 우리처럼 대학이 많은 나라도 세계적으로 드물고 대학을 육영기관이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곳도 드물다. 최근 20년 사이에만 100개 이상의 대학이 늘어나는 등 그야말로 대학 과잉 상태다. 고교 졸업생보다 대학 정원이 많고, 진학률은 무려 82%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대학이 우후죽순처럼 포화상태인데 반해 학생은 적다 보니 재학생 정원의 절반도 못 채우는 대학이 속출할 수밖에 없고 등록금만 내면 출석을 하지 않아도 학점을 주고, 재학생이 많은 것처럼 보이려고 동남아에서 유학생을 사오는 대학도 수두룩하다.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촉발하는 요인인가 하면 학력 인플레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부실 대학 구조조정은 오래전부터 진행된 것이지만 실제 속도를 낸 것은 대학 재학생들의 등록금문제가 불씨였다. 등록금 부담을 덜기 위해서도 대학운영을 전적으로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부실대학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했지만 직접적인 뇌관은 정치권의 `반값 등록금’논란이었다. 비싼 등록금 때문에 학업 중단 위기에 놓인 절박한 저소득층 대학생 지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를 위한 국가 예산과 사회적 재원 확충 논의도 활발하지만 적립금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도 매년 큰 폭으로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학의 장사군 행태를 불식하는 것이 급선무다. 더구나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돌아가야 할 귀한 돈을 학위 장사나 하는 부실대학의 연명 자금으로 쓰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부실대학의 명단이 밝혀진 가운데 대구의 영진전문대학과 영남이공대학이 31일 교과부가 발표한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으로 선정된 사실이 뚜렷이 비교된다. 대학 스스로 명문대학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투자한 결과다. 대구-경북지역의 모든 대학들이 명문대학으로 발군의 인재를 키우고 지역사회의 동량을 배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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