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안철수 신드롬
<대구논단> 안철수 신드롬
  • 승인 2011.09.1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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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지방자치연구소장,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추석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올 것이라는 기상대의 예보가 빗나갔다. 기상대의 오보를 탓 할 것도 없이 성묘를 다녀올 수 있어 다행이었다. 우리는 늘 불 예측의 시대, 일시적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사회 환경 변화의 폭이 넓고 속도가 빨라 엉거주춤하는 사이 변화의 소용돌이에 갇힐 때가 많다. 자연계와 달리 인간사회의 궁극적 변화는 사람들이 만들어 간다.

변화는 새로운 문화를 부르고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는 또 다른 문화를 만든다. 사회 문화 속에서 형성되는 패러다임은 변화를 수용하면서 쉴 새 없이 또 다른 변화를 창조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사회발전이다. 한 때 사회발전을 주도해 나가는 주체는 엘리트 집단이라고들 했지만 요즘은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사람의 가치관과 의식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소위 IT 산업에 몰입되어 지천으로 떠다니는 정보홍수에 갇힌 자연인 개개인들이고 그들이 사회를 재형성해 간다.

2만여 개의 부속품 하나하나가 제 기능과 역할을 하면서 자동차를 굴러가게 하듯이 개개인의 이념과 가치들이 결집되어 상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사회가치를 창출해 나간다. 사이버 세계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이 창조되듯이 그에 수반하여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도 상승하면서 종전의 틀에서 벗어나려는 의식이 움트게 된다. 이른바 `안철수 신드롬’이 그것이다.

안철수 교수의 인기는 신선함과 새 창조 지향에 있다. 때가 묻지 않았다는 것에 등을 돌릴 사람은 없다. 그는 의사, 컴퓨터 백신 기술자, 교수직 등 전문직에만 종사해 온 학자풍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서울시장 물망에 오르면서 깨끗하게 다른 이에게 시장 출마 권을 양보한 것이 사회 변화를 갈망하는 뭇 젊은이들에게 공감을 주었다.

그런가 하면 단 6일 만에 대통령 출마 1위 인기자로 떠오르면서 기성 정치권을 흔들고 사람들의 의식에 혼란을 주었다. 청춘 콘스 터의 이름으로 전국을 누비면서 젊은이와 대화하면서 많은 사람을 끌어드리는 것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신선 감이 인기의 무기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으로 나설 것인지는 차지하더라도 `안철수 신드롬’이 우리사회에 먹혀들고 있는 이유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한국 정치에 모두가 신물이 나고 있다는 증거다.

정치나 행정은 해 본 사람만이 해야 한다는 말을 쉽게 하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이 말이 통하지 않는다. 지금 젊은이들은 먼 미래를 생각지 않는다. 현재를 중시한다. 과거 세대들이 갖던 삶과는 아주 딴판이다. 예를 들면 집을 재산 가치로 삼지 않고 거주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이나 한 우물을 파려들지 않고 물이 나오지 않으면 자리를 몇 번 옮겨서더라도 물을 찾는 다는 생각을 가진다.

내 부모는 내가 모셔야 한다는 생각도 없고 세금을 내고 있으니 국가가 부모의 노후와 병까지도 책임져야 한다는 엉뚱한 생각을 가진다. 이러한 가치의식들은 정치나 행정 경험이 있는 자 만이 국정을 맡아야 한다는 기존 의식을 깡그리 부정한다. 누구나 그 자리에 가면 할 수 있고 부족하면 참모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단순 의식을 가진다. 이른바 전문가로서의 분업의식이다. 그러한 것이 안철수 교수도 대통령도 될 수 있다는 등식을 만든다.

필자는 안교수가 정치에 뛰어들든 말든 관심이 없다. 오로지 `안철수 신드롬’을 말하려는 것이다. 혹자는 그것을 일시적 바람이라고 말하지만 기존 정치인과 정당으로부터 멀찍이 서 있는 계층과 40대 이하 젊은 세대에게는 충분히 먹혀들 수 있다. 특히 선거에 관심이 없는 20대들이 스마트 돌풍에 휩쓸리는 경우, 무서운 태풍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

안철수 신드롬’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지구촌에서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어디까지 확대 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요구하고 있다. 또 정당의 정쟁과 정치인들의 안일함에 찌들어있는 우리 정치에 변화를 요청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국민들이 계층별로 어떠한 사회의식과 정치의식을 가지고 있는 지 평가하고 탐색하려는 의도도 있다.

이 사회는 우리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유· 무형의 변화를 계속한다. 변화 속에서 새로운 가치가 생성되고 그 가치는 또 다른 가치를 재생산 한다. 문제는 가치의 선택과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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