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제2작전사, 국정감사 유감
대구 제2작전사, 국정감사 유감
  • 승인 2011.09.2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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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가 지난 19일 부터 시작한 마지막 국정감사가 다음달 7일까지 총 55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 중이다. 국정감사는 국회의 가장 큰 기능인 입법 활동과 예결산심의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정부의 실정이나 정책적 오류를 되짚어 재발이 되지 않도록 함은 물론, 제도적 보완이나 발전적 정책대안을 제시하게 된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정부에 대해 갖고 있는 최대의 견제장치로 의정활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막중한 국감을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모두 13개 기관에 대해 다음달 6일까지 실시하게 된다. 하지만 첫 대상기관인 육군 제2작전사령부 국감을 지켜 본 시민들의 반응은 이런 국정감사라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쪽이었다. 지역에서 처음으로 육군 제2작전사가 국감을 받았지만, 국방위원 17명 가운데 위원장을 포함한 6명만이 참여해 11명이 불참하는 전대미문의 부실 국감장이 됐다.

특히 한나라당의 경우 홍준표 당대표를 포함해 9명의 소속 의원 가운데 위원장 원유철 의원과 유승민 의원을 제외한 7명이 참석치 않았다. 야당 역시 신학용-박상천-서종표-안규백 의원 등 민주당을 제외한 야당 의원들도 대거 불참했다. 사연인 즉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표결 때문이라는데 그게 과연 합당한 핑계거리인지 되묻고 싶다. 국감이 막중대사임을 감안한다면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처리 일정을 바꾸었어야 하지 않겠는가. 결국 부실국감으로 정부의 부담을 덜어 주려는 여당의 의도와 나태한 야당의원들의 장단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더구나 국감은 예정보다 50분 늦은 오전 11시50분부터 시작해 1시간15분 만인 오후 1시5분에 끝낸 뒤 국방위 소속 의원 모두가 이날 오후 3시 경남 김해공항에서 열린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인수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둘러 떠났다. 총체적으로 이런 국감이라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피감기관은 밤을 낮 삼아 오랜 기간 동안 국감을 준비했는데 감사위원들은 참석도 하지 않는가 하면 참석했어도 고작 75분간에 걸쳐 주마간산 격으로 해치운 것은 피감기관에 대한 모욕이며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범죄행위다. 이러니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향해 손가락질한들 할 말이 있겠는가.

국민들은 어느 때보다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이번만큼은 국감을 통해 민생파탄에 대한 심도 있는 진단과 처방을 내길 바랐지만 출발부터 실망스럽다. 대구경북권의 남은 국감일정을 이런 식으로 얼렁뚱땅 해치울 요량이면 아예 시작하지도 말아야 한다. 더불어 다음 국회를 위해 국정감사가 안고 있는 고질적 문제를 개선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더 이상 국정감사가 실효성도 없는 정치성 연례행사로 끝내도록 방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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