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자본주의 4.0과 연예인의 탈세
<대구논단>자본주의 4.0과 연예인의 탈세
  • 승인 2011.09.2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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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최근 경제 측면 새 용어로 자본주의 4.0이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자본주의의 진화과정에서 볼 때 아담스미스의 고전자본주의(자본주의 1.0)를 효시로 지금은 자본주의 4.0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 논리에 따르면 자본주의 2.0은 수정자본주의, 3.0은 신자본주의에 해당한다.

1970년대 들어 시장의 자율성 강조와 경제활동에 대한 정부의 개입 최소화로 역사상 최대의 풍요를 구가했으나 자본주의제도의 최대 모순인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이 최고조에 이른 것도 이 시기였다. 자본주의4.0에서는 3.0에서 나타난 문제들을 해소하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한 마디로 따뜻한 자본주의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99를 가진 부자가 100을 채우려는 탐욕을 버리고 가지지 못한 이웃에게 눈을 돌리는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지자는 것이다.

보편적 복지냐, 선택적 복지냐의 논쟁도 궁극적으로는 자본주의 4.0과 무관치 않다. GNP가 2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하지만 부는 한쪽으로 기울고 부의 세습은 옛날과 다르지 않다. 나라의 살림은 국민들의 조세로 유지된다는 것은 상식이지만 가진 자들의 세금 탈루가 정치적·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조세는 비례의 원칙에 따른다. 수입이 많으면 세금을 많이 내고 그렇지 못하면 세금을 덜 낸다. 우리는 재벌들이 세금을 포탈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 왔다.

언론이 대서특필하면서 사회를 뒤 흔들던 대형 사건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 진다. 추징액이 얼마라고 했지만 뒤처리가 정확히 됐는지 그 결과는 모른 채 지나간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뭐 다 그런 거지 체념하고 만다. 담당 행정관서도 요란을 떨다 마는 냄비 식 행정을 밥 먹듯 하고 정치권도 국정감사다 뭐다 하면서 법석을 떨다가 잠잠해 진다. 이런 일에 국민들은 잘 길들여져 있다.

요즘 우리는 싫든 좋든 TV등 IT의 영향을 많이 받고 산다. 전국 방방곳곳에서 지역민을 위한 문화행사라는 이름으로 벌이는 노래자랑대회, 가수들의 다양한 공연들, 각 방송사가 경쟁적으로 펴고 있는 음악 및 연예 프로그램, 개그 등 각종 연예물들이 집 안방을 점령군처럼 지배하고 있다. TV를 끄면 그만이지만 채널마다 경쟁을 하고 있으니 외면할 수 없고 안 보면 볼 것도 없다. 이런 분위기가 알게 모르게 우리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또 다른 억지 문화를 만들어 간다.

가수, 개그맨 등 연예인이 되겠다는 젊은이가 엄청 늘어나고 해외거주 젊은이들도 연예인이 되겠다고 꾸역꾸역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인기연예인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고정 프로는 말할 것도 없지만 해외, 전국으로 뛰면서 또 CF 광고에서 벌어들이는 돈도 엄청나다는 말이 있다. 연예인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고 인기 가수 아이돌이 세계에 한류 바람을 일으키는 등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필자는 부정적인 측면을 지적코자 한다.

연예인을 통하여 일시적인 즐거움을 얻을 수는 있지만 그로 인한 아웃푸트가 얼마나 되는지 측정이 어렵다. 연예산업 측면에서는 연예 물을 창조적인 각도에서 조명하겠지만 생산적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진 클라인트도 상당수 있을 것이다. 연예인에 대해 국민가수니 국민MC니 공인이니 하는 칭호도 부적절하다. 어떤 근거에서 누가 그들에게 그 같은 칭호를 부여했는지 우리들은 알지 못한다.

대중을 상대하면 모두가 공인인가? 그렇다면 상인도 공인이라고 해야 옳다.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공인이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최근 고액 수입 개그맨이 세금을 포탈하여 잠정 은퇴를 선언하더니 뒤 이어 유명 배우, 가수도 탈세문제로 네티즌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당사자들의 말은 한 결 같이 몰라서 그랬다, 세무사 쪽의 과실이라고 둘러대지만 그 말을 곧이듣는 이는 없을 것이다.

연예인의 세금 전담 세무사 거의가 세무행정에 종사한 베테랑들인데 그들의 과실 때문이라고 해서는 말이 안 된다. 미국에서는 탈세를 큰 범죄로 생각하지만 한국에서는 매우 관대한 편이다. 이런 관행부터 고쳐야 한다. 자본주의 4.0이 지향하는 따뜻한 사회는 탈세방지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탈세를 막는 것은 바로 국가세입을 증대하는 길이고 부자의 탐욕을 완화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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