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악플러! 일체유심조라고 했던가?
<대구논단>악플러! 일체유심조라고 했던가?
  • 승인 2011.10.0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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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효 진 스피치 컨설턴트

지난 10월 2일은 배우 최진실씨가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녀가 갑작스런 자살로 생을 마감한 3년 전 지난 2008년 그 날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누리꾼들의 무차별적인 악풀이 그녀가 자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에 하나였던 것이 더 안타깝게 했다. 사채설 루머로 인한 악플로 시달리며 괴로워했던 그녀였다. 평소 당차고 똑 부러진 이미지의 그녀였지만, 인터넷 악성 댓글에는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故 최진실씨 뿐만 아니라, 인터넷 악플로 이미 많은 연예인들이 심적 고통을 이기지 못해 자살까지 하거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연예인들이 많다. 반면, 인터넷 악플에 대해 다양한 대처법으로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연예인들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를 보자면, 악플에 대해 이를 인정하거나 자신의 취향을 솔직하게 밝혀 당당한 캐릭터의 모습을 보이며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경우다.

가수 쥬얼리 멤버였던 서인영씨가 그러했다. 몇 년 전 신상품에 마니아처럼 몰입하는 여자, 즉, 신상녀 캐릭터로 나와 악플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서인영씨는 사과하기는 커녕 `명품 싫어하는 사람 있나요. 제가 싸가지 없어 보이죠?’라며 직설적인 언사로 대응했다. 이후 서인영씨는 솔직하고 당당한 캐릭터로 받아들여져 오히려 섭외가 잇따르기도 했다.

그리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변명보다 자신의 잘못을 신속하게 사과하는 전략도 있다. 즉, 확실한 인정과 사과로 대응하는 것이다. 몇 해 전 영화배우 정우성씨가 일본 후지 TV 연예프로그램에 출연해 `김치’라고 써야 할 답을 일본식 표현인 `기무치’라고 적어 이를 비난하는 악플들이 넘쳐났다. 정우성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과의 표현을 한 후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사연을 전했으며 이후 악플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때로는 무대응이 상책일 때도 있다. 영화배우 설경구씨가 대표적인 예이다. 송윤아씨와 결혼을 한 뒤 악플에 시달려 영화 해운대 개봉을 앞둔 상황에서 큰 악재였다. 하지만, 설경구씨는 악플에 대해 침묵했다. 이 대응은 결과적으로 통했다. 영화 개봉 초기만 해도 악플이 많이 달렸지만 작품이 괜찮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악플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이밖에 유머로써 악플에 대응하는 경우도 있다. 가수 노라조는 `립싱크할 거면 때리치워’라는 악플에 `저희끼리도 입을 못 맞춰 립싱크를 못하고 있습니다’ 등 유머러스하면서도 공손한 글로 답했다. 이후 노라조 이미지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됐다는 내용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물론 여러 가지의 악플 대응법 중 어떤 것이 적절한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자신의 상황에 대한 확실한 진단을 통해 효과적인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상처받은 마음마저 표현하지 못하는 이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한다. 자신의 성공과 행복을 구하기 위해 치열하게 벌인 싸움에서 얻은 상처는 빛나는 보석과도 같다고 말이다. 이 보석 같은 상처는 마음을 강하게 단련시킨다. 그래서 상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오히려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는 삶을 두려워하라고 한다. 하지만, 누구나 이런 강심장을 가지고 있진 못하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불안과 고독이 늘 어느 만큼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게 마련이다. 이처럼 흔들리는 마음을 지탱하게 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관심과 애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타인의 구조 요청이 눈에 보이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않는다며 모른 체하고 살아간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라고 했던가? 세상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내는 일이다. 인생에서 길어 올릴 수 있는 모든 가치의 근원은 마음이다. 따라서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마음의 빗장을 굳게 걸어 닫고 있다면 눈뜬 소경과도 같아 시련에 쉽게 무너지고 상처 받음을 쉽게 허락한다. 악플러들의 마음도 일체유심조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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