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나는 토크 콘서트다
<대구논단>나는 토크 콘서트다
  • 승인 2011.12.1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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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효 진 스피치 컨설턴트

콘서트(Concert)란 일반 청중을 위한 음악 연주 행사다. 만약 콘서트에 음악이 빠진다면 어떨까? 콘서트에 갈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음악 없는 콘서트에 많은 젊은이들이 찾고 있다. 바로 토크 콘서트다.

`토크 콘서트’는 유명인들이 무대에 나와 청중들과 서로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각본대로 꾸며지는 공연무대와는 달리 청중들과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추구한다. 그래서 청중들의 자세도 사뭇 다르다. 리듬에 몸을 맡기고 노래를 흥얼거리는 대신 공감하고 소통하며 함께 대안도 마련한다. 언뜻 보면 대학 강의실을 연상케 하지만, 분위기는 그보다 훨씬 말랑하다.

왜냐하면, 술자리에서 지인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나누던 얘기들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마음을 얘기하는 자리이기에 그러하다. 토크 콘서트의 힘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시골의사’ 박경철씨가 지난 3년 동안 전국을 돌며 진행한 `청춘콘서트’ 등을 통해 확인됐다. 소통이 화두로 떠오른 시대,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소통의 방식으로 주목받게 된 것이다.

방송가와 정치가에서도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한 장으로 이것을 확대시켜나가고 있다. 방송가에서는 정치·경제·문화계 유명 인사가 토크를 통해 방청객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KBS의 `이야기 쇼 두드림’과 SBS `지식나눔 콘서트 - 아이 러브 인(人)’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20-30대 세대들이 원하는 멘토들이 나와 시청자들의 고민을 자신의 삶에 비추어 답해주거나, 직접 강의를 하면서 청춘들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일방적인 강연이 아닌 게스트와 청중들의 쌍방향 소통의 중요성에 대한 시대적 화두가 TV 프로그램까지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이다. 방송가보다 토크 콘서트의 개념을 가장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곳은 정치권이다. 콘서트라고 하는 연예계와 가요계에서 주로 쓰이던 이 단어가 어느새 정치권으로 깊이 들어와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토크 콘서트의 형식으로 유력 정치인들은 전면에 직접 나서지 않으면서 청중들이 좋아할만한 멘토들을 앞에 내세우고 게스트로 출연하거나, 전면에 나서더라도 일방적인 강연은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이렇듯 토크 콘서트가 사회 전반에서 주목을 받는 비결은 무엇일까? 아마 사회에 대한 문제와 불만에 대해 서로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그 안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찾으려고 한다는 점, 바로 `소통’을 노렸다는 점이다. 즉, 가장 소통하기 좋은 수단이 바로 `토크’라는 점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토크 콘서트는 재미있고 권위적이지 않아 반응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토크 콘서트는 국민들과 소통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시도했다는 점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너도나도 `콘서트’를 내세우는 바람에 그 `진의’나 순수성 논란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니까, 쌍방향 소통을 통해 열린사회로 가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자칫 표를 위한 `정치적 쇼’를 그럴 듯하게 포장한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음악이 있는 콘서트에서 연주자는 박수를 받고 무대에 올라와서 연주를 시작하고 연주가 끝나서 다시 박수를 받고 무대 아래로 내려가기까지, 어느 누구도 그 연주자가 이 곡을 이 무대에서 연주하기 위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물론, `음악’은 연주자가 얼마나 음악을 진지하게 마주해서 연습했고, 얼마나 이해하고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말해주긴 하지만 말이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음악적 진정성을 찾게 되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그에 반해, 토크 콘서트는 말로 하는 콘서트다 보니 말을 통해 많은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음악이 있는 콘서트에서 연주자가 무대 아래로 내려가기까지 아무 말 하지 않아도 감동을 전달 받듯, 토크 콘서트 또한 소통의 척도가 보이지 않는 그 진정성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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